오늘도 안녕하세요 / 리타 라킨 지음 /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 사람 펴냄

"안녕하셨어요?" , " 식사는 하셨어요?"

진부하지만 오래전부터 우리들이 자주 해오는 인사말이다.

한끼 식사를 건너 뛰지 않는 것이, 하룻밤을 아무일없이 보내는 것이 힘들었던 ,지난시절 정말 가슴에 와닿은 인사말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오늘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아주 잘어울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75세 이하는 절대 믿지 말라'고 외치며  좌충우돌 정력적으로 뛰어다니는 고령의 할머니 탐정단이다.

70대 중반의 할머니들만으로 이루어진 탐정소설이라는 설정이 어처구니 없게 생각되기도 했지만,

수년전  텔레비젼으로 즐겨봤던 제시카의 추리극장이 떠올라  가벼운 마음으로 그 들의 활약상에 빠져들게 되었다.

남편과 자식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 인생의 황혼기를 만긱하고 있는 멋쟁이 할머니들에게 어느 순간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들이 닥친다. 플로리다의 따스한 햇볕이 어떠한 음울한 그림자도 용서할 것 같지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는 언제나 희노애락이 존재하는 법.

실버타운의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도 죽음이라는 거역할수 없는 운명앞에서는 좀처럼 안정을 유지하기 힘든 법이다.

조금은 엉뚱하지만 저마다의 남은 삶에 대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 들에게 ,

절친했던 친구들(물론 70이 넘은 할머니들이다)이 심장마비라는 , 그 나이라면 결코 자유롭게 피해갈수 없는,

 불행의 늪에 하나 둘 빠져 들어가게 된다.

절친한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보다 그 일이 결코 남에게만 일어날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머지 않아

자신 에게도 발생할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이 들에게는 더욱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런 연속적인 죽음에 대해 자연사가 아닌 타살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자 추리소설의  열렬한 팬인 글래디 골드 할머니와 그의 멋진 파트너 글래디에이터다.

자신의 독서경력을 바탕으로 멋진 추리를 펼쳐나가는 주인공은 최근에 벌어진 죽음들이 결코 자연사가 아닌

아주 치밀하게 짜여진 범죄라는 사실을 밝혀내게 되고, 끝내는 예고된 살인까지 짐작할수 있는 탐정의 경이로운

경지까지 다다르게 된다.

물론  무능한 경찰들이  이 들의 활약상을 더욱 눈부시게 부각시키는 추리소설의 전형성을 충실하게 답습하고있다.

역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러한 쟝르의 추리소설을 코지 미스테리라고  한다.  잔인한 묘사도 없고, 엽기적인 행각도

존해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상의 소소함들이 작품의 전반적인 배경이다.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일들을 아주 잔잔하게 풀어헤치고 있다.

노망기 가득한 노인들의 모습으로 때로는 10대 소녀같은 발랄한 모습으로 멋진 활약을 귀엽기까지 한

멋쟁이 할머니들의 활약상이 무척이나 유쾌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아주 멋드러진 반전은 없지만 , 결코 밋밋하지 않은 구성또한 추리소설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들의 서로다른 캐릭터 또한 멋진 조합을 보임으로써, 앞으로 계속펼쳐질 이들의 활약상이 결코

만만치 않을것 같은 유쾌한  예상을 해본다.

이 책에 존재하는 노인들은 부유하다. 소위 실버타운이라 불리는 곳에서 하루하루의 삶에 결코 궁색하지

않게 살아갈수 있는 넉넉함을 가지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팔자좋은 노인들의  수다스러움으로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이야기할수도 있을것이다.

마냥 행복해 보이고, 넉넉해 보이는 그 들이지만 , 그들에게는 결코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없는

혼자 존재한다는 외로움이 진하게 묻어있다.

때로는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이  또는 수년전 도망간 남편에 대한 애증이 , 더 나아가서는 한 여성으로서

남성에 대한 그리움이  이 들에게는 고질병처럼 깃들여 있다.

이러한 슬픔들이 그 들을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서로 똘똘 뭉칠수 있는 계기가 된것은 아닌가 짐작해 본다.

말년의 나이에 찾아온 사랑에 대해 , 반가움 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이들이다.

그들에게 아니 앞으로 다가올 나의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랑이 충만하기만을 바랄뿐이다.

"혹시 남은 시간이 몇 년, 아니 일 년, 아니 한 달이나 하루면 어덯게 하냐고요?

 그렇다면 그 만큼 완벽한 하루가 또 어디 있겠어요? :

- 본문 29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