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1,2 /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 송은주 옮김

초록색의 책의 표지를 보면서  문득 생각난 것이 마이클잭슨이었다.

책표지의 실루엣이 왠지 마이클잭슨을 연상케 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스릴러'에서 문워크를 추던 마이클잭슨의 환타지적 모습이 연상되는것이 이 책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무슨 연관이 있는것은

아닐까하는  나만의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도입부에서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딘지 모를 엉뚱함으로 똘똘뭉진 사자와 허수아비,양철 나무꾼 그리고 도로시까지.

어린시절 수없이 접했던 오즈의 마법사의 영웅적인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반가운 느낌도 잠시.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오즈의 마법사라는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나는 단 한번도

오즈의 마법사라는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오직 내가 알고있는 내용은 어린시절 지겹도록 보아온 만화와 영화뿐이다.

그 마저도 이제는 내용이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서 '오즈의 마법사'라는 책이 단순한 어린이들을 위한 오락물이 아닌 그 당시의 시대성을

아주 잘 표현한 뛰어난 수작이라는 것이었다. 명성만을 들은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러한 답답함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다행히 이 책은 피터팬시리즈와 같이 그 원작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 전편이라고 해야할까?

이 책의 주인공은 도로시를 비롯한 그의 엉뚱한 친구들이 아닌 서쪽마녀 엘파바이다.

사실 말이 마녀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는 것 이외에는 어디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마녀 이미지를 떠 올리기는 쉽지 않다.

마녀라는 말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 쉬워진다.

출생부터 심상치 않았던 엘파바.

사실 그의 출생과저에 대한 묘사는, 이해가 되지 않을정도로 잔인하다. 초록빛 피부색을 가지고 태어나 울지도 않으면서

상어같은 이빨을 번득이며 산파의 손가락을 잘르는 신생아의 모습에 따뜻한 시선을 보낼사람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출생부터 불행했던 꼬마 마녀는 부모의 무관심을 비롯한 온갖 핍박속에서 성장하게 된다.

아주 건실한 마녀로...

출생부터 특이했던 엘파바는 성장하면서 끝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수 없었다. 아마도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좀더 완벽한 마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녀는 불의에 대해 맞설줄 알고 소수의 의견을 존중할줄 아는 마녀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마녀라는 악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선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이 처량하기 까지 하다.

조금은 복잡한 이야기의 전개들을 보면서 그 행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알듯 알듯 명확하게 들어나지 않는 실체가

마치 책의 표지에 나타난 실루엣처럼 확실하지가 않았다.

오즈의 마법사를 읽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단순히 빗자루를 타고 휭휭 날아다니는 마녀에 대한 신나는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컷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