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는 몇 가지 면에서 호기심을 자아낸 책이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과 달리 '그대로 살기'를 책 제목으로 정한 점이 눈길을 끌었으며, 27세 CEO인 표철민 씨의 성공 스토리에 대한 의구심과 호기심이 동시에 생기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행복한 삶의 방법이 책 제목처럼 '그대로 살기'는 아니지만 소위 스펙 위주의 경쟁의 틀에 박힌 청년들에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찾아라'고 말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전반부는 저자 자신이 국내에서 관심이 적었던 위젯 분야에 몰입해 위자드팩토리라는 성공을 이루고, 소셜 네트워크 게임사인 루비콘게임즈 사를 설립하게 된 과정을 묘사한다. 사실 기업의 이름만 보고 무슨 위젯을 만들었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종종 블로그에서 볼 수 있었던 영어 학원 위젯을 만든 기업이 위저드팩토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표철민 씨가 고등학교 시절 때부터 인터넷 도메인 주소를 통해 사업을 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창업을 시작해 대학 재학 중 위젯 분야의 전문가 기업을 만들어낸 저자의 이력은 같은 나이 시절 내가 했던 무의미한 시간과 대비되어 충격적인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표철민 씨는 자신의 성공의 이면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 그리고 피땀어린 노력의 결정체임을 솔직담담한 회고를 통해 들려준다. 위자드팩토리라는 개인화 포털을 만들 당시 초반 수입이 전무한 암울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한 모습, 그리고 슈퍼 방명록의 참담한 실패를 거울삼아 루비콘게임즈 사를 설립해 전화위복한 사연 등 좌절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았던 청년 CEO의 멋진 인생 이력을 읽고 나니 그의 빠른 성공이 결코 우연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란 생각이 들었다. 

표철민 씨는 자신과 같은 젊은 세대들이 보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불안한 미래 속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너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찾아라'라고 말한다. 그는 토익이나 학점, 공모전 수상 이력 등 소위 스펙에 몰두하여 특정한 틀에 갇히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목표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개인이 품고 있는 이상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담은 자신만의 목적이 있는 삶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표철민 씨는 '촉'이란 통찰력을 통해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찾기 위해 폭넓은 관심과 경험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는 나만의 블루오션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배우기 위해 모르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흡수하는 넓은 마음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식 같은 특정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룬 블로거가 스타 블로거로 인정받고 소셜 분야에 대해 쓴 논문 등으로 소셜 네트워크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들의 사례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내 그것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꾸준하면 그것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를 읽은 후 20대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지 못한 체 남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소위 스펙 올리기에 몰두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물론 그 행동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나 자신이 죽을 각오로 무엇을 해야 겠다고 노력을 하지 못한 점이 부끄러웠다. 또한 진로의 고민을 하던 순간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가라고 진지한 고민을 해보지 못한 나의 과거가 아쉽게 느껴졌다. 비록 나 자신은 늦은 감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대학생 초학년 세대들에게는 정말 적절한 시기의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