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펑라이 주변에서 벌어지는 연쇄적인 사건을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펑라이의 전임 수령이 독살당한 사건을 조사하던 디 공은 이후 딸의 실종을 해결해달라는 조선업자 쿠멩핀의 소송을 받게 된다. 두 가지 사건을 담당하게 된 디런지에는 쿠멩핀의 딸이 사라진 거리에 있는 어느 농가의 주인이 시체들을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처럼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세 가지 사건이 등장하는데, 이 세 사건들이 한 음모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디런지에의 추리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디런지에의 추리 방식은 고전적인 탐정들의 추리와 비슷한 면이 있다. 부하인 홍 수형리, 마중과 차오타이 세 사람이 디런지에의 명을 받아 주변 사람들로부터 증언들을 수집한 다음 그들의 증언에서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을 향해 추리하면서 하나씩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해가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디런지에 자신이 부하들에만 의존하지 않은 체 홀로 길을 나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서는 점도 특징인데, 발로 뛰는 부하들보다 뛰어난 통찰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다음 재판의 과정을 통해 독자들이 생각치 못한 추론을 이끌어낸다. 

주로 현대 추리 소설들을 접하던 차에 중국 고전 형식의 추리 소설을 읽게 되어 흥미로웠다. 또한 디런지에가 유교적인 관점에서 송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악인의 행위를 깨닫고 이들을 처벌하는 모습이 호감을 자아낸다. 비록 고전적인 시대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어서 몸을 더렵혔다는 이유로 아내를 버리는 남편의 행동을 승인하는 한계가 있지만, 갈 곳 없는 처지에 놓은 여인에게 자신의 호의를 베풀려는 디런지에의 선의도 깊은 인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