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가 평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에세이집이 한두 줄 쓰여있는 문구들 그리고 '관포지교', '토사구팽'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고사 유래 혹은 위인들의 일화들로 채워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빡빡 채워져 있는 글보다 핵심만을 담은 짧은 문장이 책을 읽는데 몰입이 더 잘 되고 이해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삶의 고단함 속에서 마음의 위로가 되는 책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과연 이 책이 큰 힘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던 건 고통을 통한 삶의 완성,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일침, 시간의 소중함, 그리고 과학 기술의 진보에 대한 경계 등의 주제를 담은 작가의 에세이가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가난하지만 인간답게 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부자지만 비열하게 살고 싶으신가요. 정답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힘들지요 (p343)' 같은 에세이를 읽으면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는 있지만 과연 이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래도 조금 부유해야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도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구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없었다. 

차라리 초반부에 나온 작가의 심정을 담은 에세이 몇 문구가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때는 가끔씩 자살을 생각했다. 하지만 예술에 내 목숨을 바치고 최선을 다해 본 다음 그래도 세상이 나를 보듬지 않으면 그때 자살을 해도 늦지는 않을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느 새 이순(耳順). 이제는 내가 세상을 보듬을 차례다. (p17)' 같은 문구처럼 이외수 작가님의 생애에서 겪은 인생의 달콤씁쓸한 경험을 담았다면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빛났을 것이다.

가볍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명언집이나 명상집같은 책을 원하는 독자들에겐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같은 책이 괜찮은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얀 여백에 담긴 이외수 작가의 글 그리고 동양화같은 기품있는 삽화가 인상적인 박경진 화백의 그림을 담은 페이지들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즐거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깊이있는 울림을 얻을려 한다면 글쎄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접한 다음 개인의 만족에 따라 구매 여부를 결심하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