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을 감은 인간

리사 맥클라우드 지음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법을 더 잘 배울 수 있을까”에 관한 책이다. 다양한 심리학 서적이나 커뮤니케이션 서적에서 비슷한 내용을 조금은 언급했을 수 있지만 이 책처럼 시종일관 한 주제로 풀어나간 책은 처음인 듯 하다. 그래서 정말 반갑고 고마운 책이다.

 

책의 원제목은 ‘The Triangle of Truth’로 번역하면 ‘진실의 삼각형’이다. 삼각형의 한 꼭지점이 ‘나의 의견이나 생각’이라면 다른 한쪽은 ‘상대의 의견이나 생각’이다. 마지막 남은 윗부분의 꼭지점은 서로를 만족시키는 ‘더 높은 수준의 해결책’이다. 보통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같고 있는 상대에 대해서 반감을 갖게 된다. 이런 이분법적인 상태가 한쪽 눈을 감은 상태이며, 감았던 한쪽 눈을 뜨고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더 높은 수준의 해결책을 지향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성공의 핵심 원리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에 대한 비난이 아닌 사랑을 밑바탕에 두면 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에서는 큰 그림에 해당하는 진실의 삼각형 원리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들고 있다.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을 습득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알아보자.

 

‘1장 감고 있는 한쪽 눈을 떠라’에서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본다. 나만 옳다는 생각이 갖는 한계를 벗어나 진실의 삼각형을 통해 좀 더 큰 그림을 바라보고, 최고의 해결책을 찾는 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2장 한쪽 눈은 현실을, 한쪽 눈은 희망을’에서는 제임스 스톡데일 제독 일화를 통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의 호아 로 감옥에 갇혀 7년 6개월 동안 20번이 넘는 혹독한 고문을 견뎌냈다. 경영의 구루인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책을 집필하던 중 스톡데일 제독을 우연히 만나 그의 일화를 듣게 됐는데 제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요점은 이렇습니다. 결국은 풀려날 거라는 희망과 현실에 당면한 끔찍한 역경을 동시에 직시해야 합니다. 그 역경이 아무리 고되다고 해도 말이죠.” 현실과 희망은 주로 상반된 개념이지만 스톡데일 제독은 이 둘의 차이를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더 큰 해결책을 찾게 된 것이다. 이 일화에서도 진실의 삼각형이 보인다.

 

‘3장 상대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라’에서는 유능한 세일즈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제품을 파는 세일즈맨들임에도 왜 실적의 차이가 나는 것일까? 바로 사고방식의 차이다. 평범함 세일즈맨은 한쪽 눈을 감은 상태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을 자세가 부족한 편이다. 반면 유능한 세일즈맨은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상대의 진심을 알고자 먼저 노력한다. 그러기에 판매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랑이 더 크다. 유능한 세일즈맨은 감은 눈을 뜸으로서 회사의 바람과 고객의 바람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4장 크로스오버 아티스트가 되라’에서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의 해결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1776년 독립선언문 낭독 시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존 애덤스와 자유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토머스 제퍼슨이 직면한 딜레마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제퍼슨이 초안한 독립선언문을 애덤스가 지지연설하게 됨으로써 둘의 이상향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성공한다. 또 다른 예화로 가스 브룩스라는 가수는 미국에서 비틀즈 다음으로 인기 있는 뮤지션이며 록과 컨트리 부문 모두에서 차트 1위에 오른다.

 

‘5장 보이지 않는 의도를 찾아내라’에서는 흔히 발생하는 논쟁에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논쟁이 발생하면 상대의 의도가 악하다고 추정하는데 이런 경우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핵심을 요약하면, “남을 평가하는 것은 쉽다. 분별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상대의 진의를 분별해내고 존중해주는 방도를 배운다면, 우리가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p.230)”

 

‘6장 상대의 사고력을 끌어올려라’에서는 논쟁을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상대로부터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논한다. 상대의 사고방식을 깨우치기 위한 놀랍고 효과적인 방법은 ‘훌륭한 질문’과 ‘소소한 이야기’이다. 훌륭한 질문을 통해 사고력에 호소하고 소소한 이야기는 감정에 호소하게 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무엇’을 묻는 단답형 질문 대신 ‘어떻게’, ‘왜’를 묻는 폭넓은 질문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이 책은 단순히 논쟁을 어떻게 해결하고, 혁신을 어떻게 이루고,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법을 더 잘 배울 수 있을까’에 관한 책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상대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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