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임광명 | 출판사 : 클리어마인드

<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라는 제목에서 2년전 인도 여행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슬람권 국가로 유독 여행지 중 사원이 많았던 곳.
사원을 들어가려면 신을 벗고 경건한 마음이 되어야하는 여행지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었다.

그래서인지, 책의 제목만으로도 여행의 추억에 꼭 읽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세계 각지의 종교를 담은 책은 아니다.
제목 <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이용한 것으로
일간지 종교담당 기자로 오랫동안 일해 온 저자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건축물 38곳을 답사하고 사진과 함께 담아낸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종교건축 취재기라 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부터 대한성공회, 불교, 원불교, 이슬람교, 천도교, 천주교 등
각 종교의 건축물에서 보이는 내외적 아름다움과 건축물의 가치를
전문가적 관점에서,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친절하게 보여주고있다.

사실, 건축이나 종교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건축물마다의 담긴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쉽게 풀어써준 설명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종교 건축은 거룩함과 세속적인 것, 영원함과 무상함이 서로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 혹은 절대자를 향한 예배의 공간이자 기쁨이나 슬픔, 고통과 환희 등 모든 인간적 관심사를 해소하는 안식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으로 곳곳을 느껴보고자 했던 것 같다.

각 종교에 대한 이해는 어려웠지만,
모든 종교에서 자연과 사람들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의 종교 건축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각 종교들 마저도..

이 책에서 소개된 38곳 중 내가 다녀온 곳은 단 3군데에 불과했다.
경주 불국사, 영주 부석사, 전주 전동성당
모두 지난해 전국여행에서 다녀온 곳인데,그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그 어느 여행에서도 건축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너무 부족했던 듯 싶다.

건축물의 형태 하나하나에도 의미와 무언의 가르침이 담겨있다는 점을 왜 아직까지 알지 못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예전에 다녀왔던 곳들 그리고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던 그곳들을 다시 찾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신하건대,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더 느끼고 배울 수 있으리라.

이 책은 내가 믿고있는 종교가 어떤 종교이든,
국한된 종교를 떠나 마음의 안식과 평온함, 경건함을 갖을 수 있도록 해준 기회였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이렇게 멋진 종교건축들이 존재하고있다는 점에 정말 뿌듯했고,
언젠간 꼭 그곳들을 찾아보리라는 마음도 갖게 되었다.
나도 저자처럼 무언의 가르침, 종교적 희열 등을 얻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