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소나기 이어쓰기 - 소년, 소녀를 만나다

황순원의 소나기 원작이 실려있고 2015년 황순원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제자와 작가들이 황순원를 기리기 위해 쓴

속편 9편과 황순원문학제 공모전에서 뽑힌 대상작품 2편을 소나기 이어쓰기 별책 부록에 실었네요

요 별책 부록에는 독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나도 한번 써볼까? 소나기 뒷이야기를 써 보내주면 선정해서 소나기마을에 실어도 준다니 영광이겠네요

 

원작을 읽고 난 직후 바로 읽으니까 정말 소년이 이런 삶을 살았을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헤살은 소년이 소녀가 떠난것에 아파하며 병이 나 앓게 되고 소녀를 위한 의식을 치르는 이야기라 가슴이 아렸고요

축복은 소년를 좋아하는 또다른 소녀가 소년과 소녀를 지켜보며 할머니의 죽음, 소녀의 죽음

그리고 시위하는 대학생들의 죽음을 겪으면서

가을하다는 2년후의 중2가 된 소년이 소녀와 추억이 깃든 것들에 가을의 영혼으로

다시 소나기는 고등학생의 소년으로 소녀와 인연이 있는 소녀를 만나고

농담에서 고등학생이 된 소년이 동급생 여학생의 모습에 소녀의 이미지를 투영하며

지워지지 않는 그 황토물에서는 중학교때와 그후 도시공장에 취직한 청년의 소년이 소녀을 떠올리게 하는 한장의 잡지로

잊을 수 없는에선 치매에 걸린 70대 노인으로

귀향에선 치매에 걸린 아내의 남편으로 소녀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살아가는 삶을 조명한다

사람의 별에선 축복을 빼고는 주로 소년의 입장에서 쓰였는데 이건 주인공 소녀의 입장에서 쓰였고

특이하게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여서 색다른 버전이라 인상적이다

 

 

 

 

 

 

 

 

 

다 소나기의 속편으로 멋진 작품인데 제일 마음에 가는 건 어떤 소나기란 작품이에요

그 이유가 여러가지인데 우선 이어쓰기면 전편의 주인공 시점인 소년의 시점으로 쓰게 되는데

이 작품은 소년이 성인이 되고 결혼한 후 아내의 입장에서 쓰인 점.

또 소년이 소년일때나 청년, 성인,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되었을때마저도 그 추억에

사로잡혀 있고 귀향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모두 다른 사람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는 것에 헛삶처럼 공허해지기까지 했는데

어떤 소나기에서는 그 감정을 간직하지만 그 힘을 아내와 딸에게 쏟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어린시절의 경험이 성장하며 또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어 치매에 걸린 후까지

헤어나지 못하고 사람의 일생에 관여되는 것을 보면 소름이 돋으면서

작품 감상할때 시점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지고 본문에 언급한 선생님말씀처럼

같은 사물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보는 연습을 통해서 우리 삶은 완성되고 미련이 덜 남은

끝을 맺게 될거 같다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시리즈든 끝맺은 결말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을 하게 되고

어떤 작품은 속편이 나오길 기대도 하게 됩니다 이는 완결편으로 끝난 작품에서도

되풀이 되기도 하는데요 사람의 마음이 요상해서 속편이 나와 좋을 때도 있지만 반대로

콕집어 말할수 없지만 뭔가 가슴 한구석이 허탈해지고 그렇게 상상하고 알고 싶어하던

뒷 이야기였건만 차라리 알지 못했다면 나오지 않았더라면 읽지 않았더라면 하는 마음도 들때가 있네요

 

간혹 독후감을 쓸때면 일반적 느낌을 쓰지만 주인공에게 편지쓰기나 뒷이야기 상상해서 쓰기등도 할때까 있는데요

단순한 이별이면 몰라도 죽음으로 헤어진 경우에는 여기서 종결되지 그 후의 상상은 잘 안하게 된답니다

어릴적 읽었던 소나기도 감성이 여린때라서 아이가 죽어 무척 슬퍼했던 기억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지요

뒷이야기 상상하기를 좋아했어도 이 작품으로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황순원의 소나기가 모태가 되어 이렇게나 다양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을 마주하니

뒷이야기 상상해서 이어쓰기의 여백을 채우고 싶은 창작의 열의가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