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매일 새로운 책들과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옛날에 써졌던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바꿔 쓴 책들은 많이 접해 봤지만 이렇게 맞춤법과 쓰던 말까지 옛 방식 그대로 쓴 책은

지금이 처음인 것 같네요 요즈음에는 ‘-습니다’로 쓰는 것도 옛날에는‘-읍니다’라고 쓰고

‘ㅃ’,‘ㅆ’,‘ㄸ’와 같이 쌍자음도 ‘ ’ᇪ ,‘ ’ᇨᇨ 이렇게 표현했다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했어요

지금 받아쓰기 볼 때 쓴다면 채점할때 틀리는 글자들이 많네요 이렇게 쓸때도 있었다니 재미나네요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인 ‘돌멩이’는 아이의 입장과 돌멩이의 입장을 번갈아 가며 보여줘서 독특하고

재미있어요 이 작품이 강소천선생님이 동요.동시를 써오시다 동화작가로 갈아 타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해서 더 인상 깊네요

어렸을 때 돌멩이들을 보면 제일 큰 건 아빠돌, 그 다음으로 큰 건 엄마돌, 오빠돌, 아기돌 하면서

돌멩이가족을 이루는 놀이를 했어요 지금도 크기가 제각각인 돌들을 보면 돌가족 생각이 나요

납작하고 예쁜 돌멩이가 있으면 주워 와 그림도 그리고 한동안 돌수집도 했었거든요

그때 얼마나 많은 이산가족이 만들어 졌을지 상상이 되질 않네요

저의 이런 행동이 돌멩이들의 가족 이별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길가의 돌멩이라고 해서

함부로 주워오면 안 되겠네요

돌들도 굴러다니지 않고 사람처럼 동물처럼 다리가 있어서 고향이 그리우면 걸어서 찾아갈수 있게

되면 좋겠는데요 자기는 원하지 않지만 그저 사람들 손에 붙잡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신세라니

돌멩이로 태어나지 않은 게 참말 다행이네요 자유라는 것이 참 좋아요

사랑하는 아들 차돌이와 헤어진 아빠돌, 정말 불쌍해요 당장 책속으로 들어가 부싯돌 차돌이를

아빠돌 옆에 놓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 다행이도 경구가 대신 차돌이와 아빠의 가족 상봉을

이루어주었네요 정말 잘됐어요

저도 만약 가족이랑 떨어져서 그 얼굴을 오래도록 보지 못한다면 매일 울고 마음이 아플거예요

돌멩아, 너희들이 떨어졌을 때 슬픈것처럼 사람도 그렇단다 6.25전쟁때 이산가족의 슬품이 느껴졌어요

차돌이와 아빠돌이 만났듯이 한 가족도 빠짐없이 모두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강소천의 이야기들은 제가 자랄 때 읽던 책들이랑은 다른 느낌이 많이 나는데요 전등불의 이야기는

우리전래동화처럼 재미있어요

이야기속의 이야기속의 이야기로 이야기로 운동회의 꽃, 릴레이경주처럼 바통을 넘겨주며 이어지는

형식이라 더 흥미로웠어요 ‘전등불의 이야기’속의 고양이 ᄲᅮ랙의 이야기속의 쥐의 아야기 속의

시계 영강님의 이야기속의 전등불의 이야기

사물들이 이야기를 할수 있다면 이런 이야기들을 나눴을까요? 특히 쥐가 꿀을 훔쳐먹는 이야기는

어떠한 장치를 해 놓아도 영악하고 꾀많은 쥐는 꿀 먹기에 성공하네요

게다가 부잣집 물건만 훔친다니 쥐의적 쥐길동 납셨네요 쥐의 손을 들어 주고 싶어요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막 궁금증이 새록새록 피어나요 식물들은, 옷들은, 병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릴 때 꽃과 인형과 개미,강아지에게 말걸던 순수하고 동심 넘치던 그때로 돌려보내주는 것 같아요

6.25전쟁에 대한 은은한 슬픈 이야기도 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네요

‘박송아지’도 웃긴 작품중 하나예요 제 성도 박가인데 주인공이 박가라고 자기 송아지에게도 박씨성을

붙여주는데요 저도 인형이나 팬더마우스.거북이에게 박꽃님,박쥐,박꿀물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경험이

있어요 지금 키우는 거북이 이름이 박꿀물이에요

박송아지가 글을 읽을줄 안다고 내기했을 때 ‘음매애’라고 쓴 꾀에 한바탕 웃었네요

빨강눈 파랑눈이 내리는 동산은 재치가 돋보이는 글이에요 어렸을 때 하늘에서 흰 눈 말고 무지개

색깔의 눈이 내리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빨강눈은 딸기맛,주황눈은 오렌지맛,노랑눈은 바닐라맛

.....눈송이마다 맛이 달랐으면 좋겠다구요 그래서 이 이야기에 공감이 더 가네요 별들의 편지를 눈으로 비유한 것이

시처럼 아름다워요 그동안 별들의 편지를 뽀드 뽀드득 밟았다고 생각하니 별들에게 미안해지네요

맨 마지막에 덕재가 달님에게 쓴 편지로 달님이 색색가지 눈을 내려주는 게 꽃이 되어

봄이 옴으로써 끝나니 참 낭만적인 마무리가 아닐수 없네요

꿈을 찍는 사진관은 처음에는 미스터리한 스토리에 빠져 그 뜻을 잘 몰랐었는데 6.25이후에 고향,처자식에 대한

강소천선생님의 그리움과 소망이 절실하게 형상화 되어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니

가슴이 찡했어요 6.25는 사진으로 보아도 정말 끔찍한 전쟁이에요 가족을 잃은 사람,고향을 떠나야했던

사람의 사연을 알고 나면 또다시 가슴이 찡해지구요

어디에 있는 지 알수 만 있다면 꿈을 찍는 사진관에서 제 꿈을 찍어 보고 싶습니다

영식이의 영식이처럼 저도 이름을 쓸줄 알게 되면서 너무나도 신기하니까 영식이처럼 여기저기에

제 이름을 쓰고 다녔었대요 벽지나 가구, 물건에 지금도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있어요 영식이가

그렇게 쓴 이름들에 생명이 생겨서 ‘영식이’라는 이름을 불렀을 때

일제히 ‘네’라고 대답하다니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동심으로의 여행,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