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행복의 비밀>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는 ‘하버드 그랜트 연구’의 결과물을 담은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100세까지 생존하는 지금, 인간의 발달에 관한 연구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는 종단 연구의 결과를 담은 이 책은 노년기에 접어든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인간의 삶은 노년에도 계속 발전할 수 있으며, 때로는 젊은 시절보다 노년에 더 만족스럽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1938년에 시작한 성인 발달에 관한 하버드 그랜트 연구는 200명이 넘는 대상자를 선정하여, 대학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어떻게 유지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지에 대해 일복요원하게 정리했다. 이 책에서는 최초로 대상자들이 구십대에 이를 때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를 통해 은퇴 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며 겪는 모든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치, 종교, 방어기제, 그리고 음주에 이르기까지, 또한 이전에 알지 못했던 놀라운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다섯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다섯 가지다. 첫째,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는 독보적이고 전례가 없는 인간 성장에 관한 매우 중요한 연구이다. 둘째, 그랜트 연구는 4세대에 걸친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소, 각 세대마다 서로 다른 접근 방법이 통합되어 있다. 셋째, 이 책은 지난 70년 동안 여러 학회지에 발표된 자료들을 집대성했다는 의미가 있다. 넷째, 그랜트 연구는 시간이 흐르며 등장한 많은 이론과 기술적 변화를 목격하며 그 흐름을 받아들였다. 마지막은 내가 기록하려는 사실들이 모두 달라졌어도 우리는 여전히 똑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는 역설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제 사례와 데이터라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그랜트 연구 결과가 지금까지 궁극적으로 알아낸 바를 이야기한다.

 

"첫째, 인간에게는 긍정적인 정신 건강이 존재하며, 이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도덕적, 문화적 편견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교훈은 정신병리학적 관심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정신 건강으로 관심을 옮겨 이야기하자면, 적응을 위한 인간의 대응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염증이나 열병을 앓을 때 겪는 통증은 사실 치유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 삶에서 날아드는 돌과 화살은 견디는 방법을 많이 알수록 대응 방식이 성숙해진다. 반대로 성숙한 대응 방식을 더 많이 알아갈수록 인생의 돌과 화살을 더 잘 견딜 수 있다. 세 번째 교훈은성공적인 삶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랑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사랑은 어릴 적 받은 사랑만을 가리키지는 않으며, 남녀 간의 사랑일 필요도 없다. 그러나 어릴 적 받은 사랑은 성장한 후에 더 편하게 사랑을 알게 해줄 뿐 아니라, 성공의 또 다른 모습인 명예나 높은 수입을 쉽게 얻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변할 수 있고,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 바로 이 명제가 그랜트 연구가 말하는 네 번째 교훈이다. 다섯번째 교훈은 잘되고 있는 일이 잘못되는 일보다 사람의 삶에 더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또 어린 시절에 전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경험을 했느냐가 특정한 상처나 특정한 인간관계보다 성인의 정신 건강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여섯번째 교훈은 당신이 오래 산다면 삶은 변하기 마련이고 건강한 적응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향적 연구는 알 수 없는 우리 인생사에 대한 해답을 준다."

 

이 책을 통해서 그랜트 연구의 교훈 가운에 아동기에 경험한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이후의 삶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책에서는 어머니의 영향 대 아버지의 영향이라는 내용이 등장하여 인상적이었다. 그랜트 연구는 부모 중 한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성인의 삶 가운에 어떤 측면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아냈다. 대상자들이 노년기로 접어듦에 따라, 어린 시절 어머니와 맺은 관계는 직업 능력과 관련성을 나타냈으나, 아버지와 맺은 관계는 관련성이 없었다. 아버지와 따뜻한 관계를 경험한 대상자는 놀이 능력에서 앞섰다. 아버지와 따뜻한 관계를 경험한 대상자는 다른 대상자보다 휴가를 더 잘 즐겼고 대응기제로 유머 감각을 사용했으며, 퇴직 후 삶에 대한 적응과 만족도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맺었던 대상자들은 불안감이 적었다.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대상자들은 자신을 염세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고, 타인이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마음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책에서 저자가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열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자만이 극도의 슬픔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열렬히 사랑했기에 슬픔을 견디고 치유받을 수 있다.' 결핍과 박탈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결핍은 한 번도 사랑하거나 사랑받지 못한 상태로, 슬픔이 아니라 정신 질환으로 이끈다. 박탈은 우리가 사랑했거나 우리를 사랑했던 사람을 잃는 것으로 병이 아닌 슬픔을 초래한다. 최근의 그랜트 연구는 노년기 삶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사랑의 총합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잊었던 사랑을 기억하고 용서하는 관대함을 다시 찾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좋은 치유가 될 수 있다.

 

어렸을 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경험이 이후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중요하다. 어떤 아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능력을 발전시킨다. 그러나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 또한 사랑받도록 허락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비극 속에서 살게 된다. 성인기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 가운데 한 사람과 좋지 않았던 관계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아동기 환경이다.

 

그랜트 연구의 교훈은 사람은 계속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에릭슨이 말한 인간의 심리 발달 모델에서 성숙은 차이를 인내하는 능력과 타인에 대한 책임감을 발달시키는 과정을 말한다.다시 말해 성숙은 십대 청소년들의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타인을 사심없이 이해하는 능력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말한다. 에릭슨은 성인으로 발달하는 첫 번째 단계를 정체성 대 역할 분화라고 했다.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사람은 나이가 들며 자신들을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에릭슨은 두 번째 단계를 친밀감 대 고립이라고 했다. 저자는 특정한 친밀감 형성 과업을 타인과 정서적으로 결합하고, 상호 의존적이고 헌신적인 관계를 10년 이상 유지하며 사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개인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도 친밀감 형성 과업을 이룰 수 있다. 에릭슨의 세 번째 단계는 생산성 대 침체정으로, 저자는 이것을 다음 세대가 독립하도록 인도하고 육성하는 능력과 바람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에릭슨의 성장 모델 과정을 두 번째로 수정하여 생산성이나 통합과 구별되는 측면을 분리해 독립적인 성장 과업을 만들었다. 이는 후견 대 추적이다. 후견인은 관리인같은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특정한 개인을 넘어 문화권 전체에 제공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가치와 부에 대한 책임 의식이 있다. 또한 후견인들은 자신과 직접 관계가 있는 환경을 뛰어 넘어 광범위한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힘쓴다. 에릭슨은 자신의 모델에서 발달의 마지막 단계를 통합 대 절망이라고 했다. 통합은 필연적인 죽음에 직면하여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건설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결혼이 행복을 보장해줄까'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특히 상대방에게 의지하고 사는 것을 너무 부정하면 가까운 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성장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75년에 걸친 하버드 대학교 인생관찰보고서를 통해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