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러' 상당히 낯설고 생소한 말이다. 아니, 아예 모르는 말이다. 책표지에 주황색글을 봤다.

'소그룹 성경공부 인도자들에게 절대적인 환호를 받아온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교회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도 소그룹 성경공부는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본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내게 심지어는 커서도 그 시간이 곤욕스러웠던 적이 있다. 그런 때를 떠올리게 됐고 이 책이 무척 위대한 책으로 보였다. 그리고 실제로 책내용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언젠가 주변의 사람들과 하나님을 가슴에 품고사는 삶을 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난 교육공무원인 교사를 꿈꾸지만, 아직 남을 가르치는 일은 커녕 모르는 게 많다. 그래서 스스로 배우는 일이 벅차고 앎에 부족함이 많아서 일단 책을 통해 내가 먼저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소그룹 성경공부 인도자는 아니지만, 모든 진리는 그 원리와 빙식이 통하듯, 소그룹 공부가 주를 이뤄야 하는 현재 교육 현장을 생각하면 이 책이 내게도 의미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부족한 면모를 조금이나마 개선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책을 잡았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당연히 책 제목인 디사이플러다. 그 개념을 옮겨본다.

 

디사이플러(discipler)는 성경의 내용을 전하고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삶은 변화시키는 수준에까지 도달한 교사들과 사역자들을 가리킬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필요와 소망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역할로서의 의미이다.

 

이 문구를 보는 순간,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하나님과 인간의 불안의식’에 관한 강좌의 내요이 떠올랐다. 실존주의 철학자 중에 누군가가 진짜 교사는 말이나 가르침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말로 하는 가르침은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의미가 없다. 실제로 ’교육’은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실제로 교사가 올바른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면 학생은 그가 하는 말과 행동에 실제로 감화되어 저절로 교사가 전하고자 하는 삶의 모습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을 읽어보니, 딱 그 내용이 적혀있었다.

 

즉, 교회에서의 성경교육이 전달모드에서 변화모드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교회에서 성경교육은 대개 전달모드이다.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적며 역동적인 교육현장이 아니다. 나 또한 교회를 갈 때면 소그룹 성경공부에 참여한 때가 있다. 내가 워낙 하나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었기에 신기한 내용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수업의 진행은 지루하게 느꼈던 기억도 있다. 목사님께서 일방적으로 말하고 아이들은 죽은 듯이 고요히 경청하는 방식의 소그룹 성경공부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목사님과 1:1로 성경공부를 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나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려주시려는 분 중에는 아예 30분이 넘게 혼자 얘길 들려주시곤, 나의 단편적인 기억과 잘 모르는 내용에 질문만 받으셨다. 지식이 얕은 난 그저 목사님이 글을 읽어주시매 함께 글을 읽고 들을 뿐이고, 혹시나 질문에 답변을 못할까 두려운 마음에 경직되어 있곤 했다. 이렇게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내가 경험했던 내용과 비슷한 맥락에서 실화들이 책에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저자 또한 내가 경험한 성경교육은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그런 교육은 결국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1장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해왔던 교회의 성경공부반의 모습을 생생히 담음으로써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 외국의 교회들을 통해서 꺠닫고 자신의 반은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던 이야기들을 해준다.  

 

그 내용을 목차를 통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 디사이플러 모형의 탄생

2장: 디사이플러의 모형

3장: 디사이플러를 길러내는 방식

4장: 디사이플러의 태도 - 하나님의 말씀되신 리더·인자되신 리더

 

2장에서 디사이플러 모형은 수업을 위한 구체적으로 모형이 아니라, 디사이플러가 되기 위해 관념적으로 이해해야할 기본적인 교육철학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 모형은 교회의 성장이 목표가 아니라 교육이 잘 이뤄지면 자연히 성장은 뒤따르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 성장은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확대이며, 질적 확대는 양적확대가 이뤄지지 않아도 의미있는 것이며 보통은 양적확대는 부수적으로 뒤따른다고 본다. 이렇게 교회 성장을 이끄는 바탕은 성경과 필요이다. 그리고 이 바탕 위에 사고, 관계, 감정이 잘 조화되어 변화되는 삶을 이끌어 내며, 긍정적인 삶과 영혼으로 변모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본다.

3장은 2장에 대한 실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교육학 박사이다. 대학 때 교직과목으로 교육공학을 공부해 본 사람이면 느끼겠지만, 디사이플러의 모형은 상당히 교육공학적으로 의미있는 모형들이 많이 언급된다. 그리고 실제로 모형들을 실천함에 있어 어려울 요소나 주의해야할 요소들도 예리하게 지적해주고 있어 실용도가 높은 것 같다.

4장은 디사이플러의 태도로써 하나님이 살아오신 교육적인 의 모습을 담음으로써 우리가 본받아야할 모습을 보여준다.

 

각 장의 마지막에 요약이 잘 되어 있으며 책의 내용도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다. 책 자체가 상당히 교육공학적으로 짜여져 있다고 생각된다. 책 홍보 문구대로 ’교과서’용으로 손색이 없겠다. 많은 교회에서 많은 분들을 이끌고 가르침을 전하시는 분들이 이 책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