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솔 출판사의 저항자 시리즈 중 하나라고 한다. 리즈의 책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위인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위인의 화려한 업적을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의 주제화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삼고자 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 구성도 인물이 죽는 장면으로 시작부분으로 잡고, 과거에서 다시 죽음에 이르기까지로 돌아가는 역순행적 구성이다.   

 

 책의 첫 장은 1971년 7월 3일 파리에서 짐모리슨이 알몸으로 욕조에서 삶을 마감한 한 컷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사건 발생 24시간 전으로, 그 중에 과거(1965년)가 회상되기도 하며, 다시 현재의 이야기에서 과거(1966)로, 이런 식으로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가며 시간의 흐름이 전진한다. 전체적으로 무대에 어둠 속에 있는 듯한 그림이 우울했던 그의 삶을 더욱 부각해 준다. 

 

책 속에서는 현재를 71년에 두고 주인공이 처음 무대를 올랐을 때부터 방황하면서도 많은 이들을 선동하는 가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과거를 회상하는 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야기 자체가 인물에 대해서 저항자로서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와닿는다. 물론 술을 먹고, 담배와 마약을 끊임없이 달고다니는 주인공의 모습도 가감없이 그림으로 등장한다. 그의 발언과 행동은 하나하나 시대에 저항자라고 느끼게 한다. 다만 그가 가수로서 어떤 평을 받고, 그의 음악이 어떤 점에서 크게 칭송받고 인정받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은 거의 없다. 다만 그가 가수이기 전에 시대와 사회에 저항자로 있길 원했기에 그가 가수로서 사는 것도도 개인으로서 삶도 절대 평탄하지 못하는 얘기들이 대부분이다. 도어즈란 밴드의 핵심 인물이면서도 가장 겉도는 인물로 보인다. 결국 전쟁으로 두려움이 끊이지 않던 시대에 살았던 그. 그는 평화를 추구하는 저항자였기에 결코 평화롭게 살지 못했다.

 

 책은 46장밖에 안되는 얇은 만화위인전이다. 그러다보니 책에 그의 삶을 온전히 다 담아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책을 덮고서도 이 사람의 삶이 충분히 알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한편 얇은 책에 최대한 컷의 자리를 확보하고자 29개의 각주를 모두 책의 제일 마지막장에 모아두고 있다. 이런 점은 다소 불편하기도 하다. 

 이 책은 내용이나 구성상 아동용 위인만화가 아니다. 되도록이면 고등학교 이상의 학생, 성인들이 읽을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말칸에는 실제로 그가 했으리라 생각되는 말들은 큰따옴표로 표시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