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앞글자를 따보니, 베훔창! 빨리 발음하다 보니, '배움창'이다. 배훔창이 배움의 창이란 것인가?!

평소에 언어유희를 발견하고 즐기는데 그 덕분에 책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요즘 융합형 지식, 융합형 과학, 융합형 예술 등 베훔창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문화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으로 평가되는 데, 문화의 축적성을 뽑을 정도니 창조 또한 오랜 모방 끝에 번쩍이게 된 무언가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 점도 있다.

   

'베끼고 훔쳐 만들어진 것이라도 그것이 더이상 기존의 것과 다른 어떠한 차별성과 독자성을 가질 때 그것은 창조가 된다.'란 기조를 바탕으로 수많은 사례를 싣고 있다.

내용은 책 표지에 있는 부제 그 자체다.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을 한 데 모은 것이 이 책이다. 물론 그 여러 사례를 여러 화제로써 엮기 위해 이들을 꿰뚫수 있는 공통적요소를 발견하고 그에 대해 아주 짧게 이야기를 덧붙이고 이다. 수많은 사례는 당연히 많은 책들을 통해 모은 것들이다. 그야말로 베훔창과 저자의 주장을 몸소 증명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수는 남의 것을 베끼고 하수는 자기의 것을 쥐어짠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하고 하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모방을 축적하다 보면 한 순간, 창조의 한 방이 나온다. 그러나 모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모방이 모방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떠한 연결이 있어야 한다. 모방과 연결과 창조가 한통속으로 엮여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의 모방, 내 문제와의 연결, 그리고 이런 모방과 연결의 반복적인 심화작업이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  

 

이러한 내용은 '경제 목사'인 저자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창조주의 영역이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란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점이 아니더라도 세상의 모든 것은 그야말로 모방의 역사이며 새로운 것의 '창조'는 새로운 '발견'과 발견의 활용인 것이 대부분이다.

 

모방이 창조다, 창조는 쉽다, 변화 맞춤형 창조, 더 아름다운 창조. 이렇게 책은 총 4부로 나뉘어있지만, 각 부에서는 새로운 주제로써 무척이나 많은 사례들을 담고 있다. '이걸 이런 식으로 창조로 볼 수 있다니...' 신기할 정도다. 게다가 흥미로운 사례들이라 재미있다. 그만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신기한 것과 몰랐던 사례의 뒷얘기를 알게되는 재미를 중점이 한 책이 아닌 만큼,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사례들을 심도있게 다루는 부분도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란 생각도 했다. 최근에 들어 실질적으로 창조적 문제해결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나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그러한 사례를 쉬어가는 코너나 작은 장을 마련했다면 더 얻는 게 많지 않았을까 한다.

 애초에 막연히 기대했던 방향과 애초에 책 자체가 잡은 방향이 조금 틀렸기에 느끼는 아쉬움이 있었다.

 

 융합형 지식 쪽으로 조명 될만한 내용을 많이 기대했던 내와 달리 실제로 어떤 창조를 해야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사례들을 통해 누군가의 실패와 성공을 목격한 것 같이, 창조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영감이나 진취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모방에서창조를이뤄낸세상의모든사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