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야기는 동양에 한 임금이 점성가들을 통해 비가 오지 않는 시기를 맞춰 비취산을 찾았다가 비를 만나는 사건부터 시작된다. 비취산에서 느긋한 아영을 즐기지 못하게 된 왕은 태양을 살피는 최고 점성가들의 가두고서 제자 점성가에게 왜 폭풍우를 예측할 수 없었는지 정확한 원인을 찾아오게 한다. 이런 이야기에서 흔히 권력자들이 그러하듯 일주일의 기한 한정으로 임무에 성공하면 큰 상을, 실패하면 사건 관련자 모두의 죽음을 건다. 그렇게 제자 한 타오와 태양새를 관리하던 자오 팅은 예측불가한 날씨에 대한 해명을 하러 밑도 끝도 없는 여행길에 나선다. 날씨 변화라는 자연과학적인 상황을 동양 설화로써 풀어놓고 이해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2번째 이야기는 장님 소년 카들릭이 늙은 할머니와 함께 먼 길을 걸어 나라에 만 마리의 백마가 모이는 축제에 참여하여 마상시합이 아니라 노래를 하고 북을 침으로써 우승을 하고 '말들을 춤추게 한 자'로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혈기넘치는 소년과 쇠락해가는 노인이 한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힘들길에 동반자로 어울리는 것의 의미. 축제에서의 진정한 어울림이란 만 마리의 백마가 모이는 축제와 최고의 기병들이 벌이는 마상시합이 아니라 젊음과 늙음이 함께 인생이란 음악을 걸어가는 게 아닐까?    

   3번째 이야기에서는 캉다아 인물들이 등장하여 다시금 책 2권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책 구성은 이어지지 않은 듯이 개성이 너무나도 강한 세계들이 따로이 독존하고 분리된 것이 아니라 이어져 있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세계는 넓고 넓으며, 미지와 모험의 땅이 여전히 어딘가에 이어져 있으리라 상상하게 만든다. (2권에서 최고의 선장으로 기억되는 지야라는 실은 거저 선정이 되었다? 의혹이 붉어지게 된다. 이는 이야기의 조각들을 통해 전설은 전설의 위엄을 갖고 전설로 남기위해 과장되는 법이란 사실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케된다. 물론 과대해석, 과대평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란 자고로 읽는 자의 방식대로 이해해도 문제없는 범위가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사건의 발단은 캉다아의 배가 돌풍으로 우연히도 미지의 땅에 닿게 되는 이야기로 부터 시작하여, 선장 제논이 미지의 땅에서 만난 자모렝을 통해 연꽃나라를 알고 그를 찾아 여행하고 그 나라에서 노년을 마감하기 된다는 얘기이다.  
  여태까지에 이야기와 달리 연꽃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제논이 담은 <선원과 상인을 위한 연꽃나라 안내문>을 통해서 전해진다. 그 나라의 지형, 자연, 도시, 풍물, 풍속, 종교, 언어, 교육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 나라를 머릿속에서 그리게 된다. 그리고 이 안내문 다음에 담긴 짤막한 제논의 여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죽음앞에 선 인간에게 인생이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큰 제국의 왕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대사에게 중요한 지방과 조직에 요직을 5년,10년 장기간동안 선뜻 맡긴 것을 보면서 과거와 오늘날에 인재등용에 대해서도 생각케 만든다.  

 4번째인 망드라고르 산맥 이야기는 4가지 이야기 중에서, 아니 1권부터 3권까지의 이야기를 통틀어 가장 괴이한 결말을 맺지 않았나 싶다. 술탄이 다스리는 제국의 당대에 가장 유명한 지도 제작자인 니르당 파샤가 망드라고 원정을 갔다가 그 땅의 괴이한 생물로서 뿌리내리게 되는 이야기이다. 중요한 이야기 소재로서 산맥의 이름과 유사하며 <해리포터>에서도 나오는 망드라고라(사람의 형상을 닮은 가지과의 약용식물로 마법의 힘이 있다고 알려짐)도 등장한다.  

  이야기에서는 국토지리부이며 지도 제작자의 입을 빌려 지도가 과거엔 중요한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지도를 아는 것은 곧 나라의 주인이라 할 정도의 중요 정보였다는 점도 주지하게 된다. 동시에 지도는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으며 세상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란 개념을 갖도록 해준다. 지도 때문에 망드라고르의 사람들과 대립하기도한다. 한편으로는 미리 길 안내인으로 둔갑한 마법사의 입을 통해 자연과 땅과 한 몸으로써 살고 느끼는 자연에 가까운 존재에게 지도란 땅의이면과 땅에 대해 한치도 알려주지 못한다는 반론 또한 지배적인 입장으로 등장한다.  이 장에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다. 그래서 지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예고하기 위한 예비개념장場이란 느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