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시공그래픽에서 펴낸 얼터미츠 시리즈의 첫 권 슈퍼휴먼.

 2012년 상반기인 현재 개봉하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 <어벤저스>'의 영화화에 앞선 기획된 만화이다.

  결국 영화를 만드리라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만화컷을 이으면 자연스럽게 영상이 흘러갈 것 같이 구성된 만화라서 영화 이상으로 멋진 그래픽노블이다.  (책에는 책 속에 등장하는 히어로들의 특징과 정보에 대한 플라스틱카드 또한 포함된 구성이다.)

 

 책에서는 마블의 히어로팀 어벤저스가 팀 '얼티미츠'로 나온다. 그리고 이런 팀이 형성되기 전에 1945년 북대서양을 배경으로 세계2차 대전의 막바지의 치열한 전투현장 묘사를 시작으로 캡틴 아메리카의 등장, 그리고 영웅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장면들을 묘사할 수 있을까 싶을 그림들이 한 가득이다.

 

 

   챕터는 크게 슈퍼휴먼, 거인, 21세기 소년, 천둥, 헐크 맨해튼을 먹다, 자지언트 맨vs 와스프 로 나뉘어 차례로 마블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며 히어로를 팀에 포섭하여 활약하게 되는 이야기가 이 책의 중심된 스토리라인을 이룬다. 하지만 히어로의 활약상은 주로 이미지메이킹 산업을 위한 것마냥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히어로들간의 알력과 고뇌를 엿보면서 인간적인 히어로의 잔상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뒷방 히어로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데다 변심한 애인이 주는 스트레스로 인해 폭주하는 헐크를 수습하는 히어로들의 활약 장면들은 정말 압권이다.  

 

  확실히 영화화를 전제로 기획된 책이라 영화적인 연출를 연상시키는 컷의 배분이나 화려한 액션과 장면 묘사가 뛰어나고 이에 더욱 책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등장하는 히어로들의 특징이나 업적, 인간관계, 성격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엮어놓아서 히어로물이나 마블의 히어로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꽤나 반가운 책이 아닐까 싶다.  

  아주 멋져보이기만 하는 이 책에서 옥의 티를 굳이 따지자면, 말풍선 칸에서의 글씨체가 굴림체와 유사한데 차라리 바탕체와 같이 정자와 같은 글씨체로 했으면 그림에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는 바탕체와 같은 글씨체가 눈에 익어서 말풍선칸에 글씨가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란 생각도 들고 크게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다.

 

  책의 곳곳에 블랙 유머나 사람을 인용한 농담이 섞여 있는 대사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정보는 친절한 각주들을 달아서 문화적으로 다른 유머이지만 이해하고 재미있어할 수 있었다. 히어로들이 활약하는 장면이 압권이긴 하나 얼티미츠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이나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고뇌나 갈등에 대한 사건이 더욱 중심적이다. 어쩜 이렇게 인간적으로 비루하고 비참하게 추락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히어로가 히어로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역설적인 상황들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역설이 '히어로'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 깊이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