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자수가 좋은 당신을 위한 자수 디자인 노트'라는 부제가 딸린 이 책.

나는 바늘과 실에 관련된 활동은 좀체 하질 않고 스스로 소질이 없다고 생각을 해왔지만, 십자수가 아닌 '자수'의 매력도 언뜻 느꼈고 꽃도 좋아하기에 이 책을 잡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책은 책의 절반 정도가 에세이스러운 글과 작품 사진으로 거의 다 채워져 있다. 자수를 놓은 작품을 인테리어면이나 이런저런 경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부분이 좋았지만, 다분히 자신의 취향과 경험을 중심으로 작품을 함께 실어놓아서 저자의 자수 작품집이란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자수를 하기 전에, 스티치 도감'과 같이 바느질에 대한 정보는 1,2장에서 압축되며 도안도 실물크기가 아니라 확대인쇄를 해아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다. (이건 지면의 한계상 도안이 있는 많은 책에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책에서 크게 '꽃 디자인 노트' '영감을 주는 것' '일상속의 모티브'란 세 섹션을 두고서 모든 장은 컬러풀하게 채워져있다. 물론 컬러풀한 장들은 자수가 있는 작품이 집안의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는 모습들이다. 자수 앨범, 자수 프린트 등등을 활용하는 법이 있다. 하지만 자수가 있는 삶의 장에서는 아예 자신의 아틀리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취향,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가기에 너무 자기 중심적인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든다. 자수재료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소개하는 가게들도 모두 일본에 소재하고 있다. 

 십자수를 해보지 않은 나에게 사진으로 본 작품과 그 뒤의 도안은 마냥 어렵게만 느껴진다. 막상 시도하지 못해서 어렵게 느껴지는 건지로 모른다. 하지만 자수를 시작하려니 그 기본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멈친 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자수는 많은 매력이 있는 취미활동인 것 같아, 기회게 되면 다시 이 책을 잡고서 자수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