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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는 세상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남겼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상적 대립이나 관념적 모순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해결사, 역사적 변증법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공산주의는 지상의 인간들에겐 이상적인 모습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정(正)-반(反)을 장단점을 수렴할 새로운 패러다임인 합(合)은 '수정 자본주의'란 이름으로 탄생한 것만 같았다.

현대의 경제적 패러다임은 각국의 집권층에 따라 조금씩 방침은 다르더라도 그 기저에 전제하고 있는 것은 수정자본주의이다. 사회적 변화와 패러다임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그 권위와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기 위해 단점을 개선해 나가는 수정자본주의(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로서 커왔다. 그럼에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는 사회의 곳곳에서 민주주의 사회의 법망의 눈치를 볼 뿐, 근본적인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막스가 말했다시피 자본가와 노동자, 소비자, 대상의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수정자본주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좋은 이미지의 가면을 쓸 뿐, 그 마음과 표정에는 여전히 비인간적인 착취자의 본성을 품고 있다.

위대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대공황의 와중에 경제학을 전복시킬 반역의 여정을 시작하면서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는 성공작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똑똑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자본주의는 정의롭지도 고결하지도 않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제 몫을 다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케인스의 다음 문장이 훨씬 더 예리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 무엇을 넣을 지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혹스럽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겸손하게 제안한다. 이러한 자본주의를 똑똑하고 아름다우며 정의롭고 고결하며 제 몫을 다하는 더 좋은 자본주의를 대체할 때가 되었다고. 즉 상호의존이 깊고도 돌이킬 수 없게 근본적으로 진행된 세계 위로 떠오르는, 21세기를 위해 구축된 자본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 (결론에 해당하는) 8장, 건설적 자본주의

이렇게 저자는 당당히 ‘새로운 자본주의 선언’을 외쳤다. 자본주의의 운명을 바꾼다 함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이며 전반적인 체제를 바꾸는 것이고, 체제는 근본적으로 그 밑에 그 나름의 패러다임을 가진 것이다. 결국 사고의 전환이 체제 전환의 기본바탕이다.

애초에 저자는 현체제인 자본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고의 전복’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체제’의 흐름과 그 흐름이 되는 기업들을 통해 추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엑기스들을 뽑아 제시하고 그 효능을 확신하고 설득한다. 이런 설득 과정에서 그 근거는 오늘날 문명생활을 하는 모든 현대인의 소비와 기업의 성장에서 이미 충분히 입증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문의 여지가 거의 없게 만든다.

저자는 20세기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은 자본주의는 더이상 21세기에 맞지 않으며, 21세기 맞는 패러다임의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우선 1장에서 자본주의의 거대한 불균형과 자본가들의 딜레마를 언급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막스의 <경제학-철학수고>를 통해 배웠던 것들이 떠올랐다.

막스가 사회주의를 통해 자본주의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 했던 바는 결국 ‘보다 인간적인, 인간다운 삶에 대한 추구’, 그리고 그를 위한 ‘투쟁’이였다.

자본주의 이래 인간은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관계 속에서 제로섬 게임을 해왔다. 그 게임 속에서 결국 어느 한 쪽은 비참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돈을 벌기위해 노예처럼 살아야하며 돈을 위해서 노동하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 결국 그러한 생각 때문에 진정한 노동의 가치와 즐거움을 느낄 수 없고, 자연히 자신의 손에 의해 탄생한 대상(사물) 또한 사랑할 수밖에 없다. 모든 대상은 비참한 노동의 땀과 피를 짜낸 결과물로 여겨질 뿐이다. 그렇게 노동자는 노동을 함으로써 진정 자신이 추구하는 자신과 삶에서 소외되며, 모든 대상에게서도 소외된다.

물론 게임을 주도할 수 있는 자본가도 결국 참된 노동에서 소외되며 인간으로서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없다. 노동자와 대상과 감정적인 소통을 할 수없는 소외되는 불쌍한 인간일 뿐이다. 결국 자본가 또한 불쌍하긴 마찬가지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 자체가 소통과 공감이 부재, 불가능한 체제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이 막스가 말하는 자본주의가 그 자체로 부정해야할 것이며, 그것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끌질기게도 자본주의는 공산주의와 대치해왔고, 결국 공산주의는 패배했다. 승자가 된 자본주의는 반성회를 통해 근본적으로 탈바꿈해야하는 수고를 덜었다. (수고를 던 것이 우리 모두에겐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지만 말이다.)

지금 보더라도 막스가 지적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자본주의의 태도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생각을 달리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공산주의’(反)의 대척점에 있는 ‘자본주의’(正)가 아니라, 反과 正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질문을 던져보자.

자본가, 노동자, 대상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착한 자본주의’는 있을 수 없을까?

자본가가 노동자와 소비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자본주의는 없을까?

노동자가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상과 생산방식은 없을까?

모든 인간(소비자)이 지구를 ‘소비’하며 환경을 파괴하고 좀먹는 벌레에서 벗어날 순 없을까?

상당히 다르게 말했지만, 이것들이 결국 저자가 자본주의와 우리를 향해 꺼낸 질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질문을 심도 있게 탐구하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저자는 본격적인 내용에서 <21세기 자본주의의 초석들>과 <건설적 자본주의>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 자본주의의 초석들 對 건설적 자본주의의 초석들인 대조적인 개념들을 제시하고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그 대립적인 패러다임이 각각 경쟁적 우위의 원천 對 건설적 우위의 원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기업들이 초석들을 다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원천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차례로 설명됨으로써 진정 ‘건설적인 자본주의’의 정점에 이를 수 있는 조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사고의 전환이 가져다줄 체제의 긍정적인 면모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말하고 있다.

그 자본주의에서는 회사들과 나라들, 경제들이 우위의 더 높은 정점에 도달하고, 더 큰 목적이 모든 피고용자와 고객, 장래 고객의 아직 계발되지 않은 인간적 잠재력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일깨운다. 또 그 자본주의에서는 더 치열한 열정이 혁신을 숨쉬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들며, 창조성의 불꽃을 가장 낮은 공통분모로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태운다. 또 거기서는 더 심층적인 의미가 형성되고 이로 인해 생기 없고 지루한 반복이 영혼을 고양시키는 도전적이고 매력적인 노동으로 대체된다. 또 거기서는 더 달콤한 당근과 더 억센 채찍이 아니라 공유도니 원칙들로부터 진정한 힘이 나온다. 자원의 더 큰 풍부함은 자연 세계의 정복자가 아니라 옹호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치가 더 큰 일을 함으로써 더 양질의 가치가 창조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회사들이 규칙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경쟁한다. 물론 이것들이 몽상가의 한가한 꿈이 아니라, 번영의 원동력이다.

- 저자 서문 中에서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에 걸맞는 파트너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나마 민주주의도 온전하진 못하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착취당한다는 피해의식 없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일 수 있고, 노동이 그 자체로 즐거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아니다. 저자는 그러한 세상을 꿈만 꾸지 말고, 오늘날 눈에 보이는 기업들과 탐구와 함께 자본주의에 대한 개선책을 제대로 보라고 한다. 물론 가장 이 책을 봐야할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기업을 이끄는 이들일 것이다. 하지만 꼭 그쳐서는 된다. 사회는 '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끝으로 저자의 마지막 목소리를 옮겨 담아본다.

달리 말해 자본주의의 미래는 바로 당신과 함께 시작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데 그치지 말라. 사용하라. 이 책은 교과서가 아니라 안내서다. 과거를 지키는 자들은 미래를 켤코 창조하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의 창조자들은 과거에 대한 질문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질문해야 한다. 끊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