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현생활의 기원과 위험한 진실이다. 하지만 이건 부제가 아니라 저자가 진짜 달고 싶었던 제목이라 보면 된다. '아내가 결혼했다' 이후 뜨겁게 이야기된 '일부일처제'에 대한 회의와 반격을 이 책에서 과학적인 근거와 함께 충분히 만나볼 수 있다.    

 

책은 일단 다윈 시대 이후, (성적) 일부일처제란 제도가 주류로써 증명되고 많은 '문명국가'에서 정상적인 것으로 현대인들(=나)에게 이 책은 상~당히 부담스럽고 피곤할 수밖에 없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보았던 것은 주류 과학의 관점의 비합리성이나 편협되기 마련인 점들을 책을 통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저자가 확실히 잘 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주겠다고도 했고 말이다. )

 

책깔피에 있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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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내용은 인간은 음식, 자녀 양육, 흔히 섹스 파트너까지 공유한 평등주의 집단에서 진화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류학, 고고학, 영장류학, 해부학, 성심리학 증거들을 토대로, 일부일처제가 실제로 인간 본성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가를 보여준다.

특히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의문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왜 장기간의 정조가 많은 사람들에게 그토록 힘든 일인가?

▸왜 사랑이 깊어짐에 따라 성적 열정은 식는가?

▸왜 많은 중년 남성은 젊은 여성과의 일시적인 애정에 모든 것을 거는가?

▸왜 표준 진화론적 논리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는 지속되는가?

▸인간 성생활의 선사시대 기원에 관해 인체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이 책은 부적절한 가정과 근거 없는 결론을 과감히 뒤집는다. 동시에 왜 우리가 현재처럼 살고 사랑하는가에 관해 혁명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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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태도는 상당히 시니컬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도덕적인 '무식'으로 매도할 수 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물론 책이 지루할 수 있기에 간간히 - 사실은 번거로울 정도로 많다 - 익살스런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상당한 냉소와 반감을 품고 있는 농담들이라 마냥 웃기지 않다.)

 그의 여러 관점을 모두 수용하기엔 많은 사람들에게 저항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우리는 우리가 영장류나 영장류가 아닌 동물(심지어 벌레)까지와 동급의 습성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떄문이다. 그것도 유난히 섹스를 탐하며 난혼으로써 평화롭게 집단을 유지하는 보노보란 영장류를 중심으로 말이다. 하지만 책의 도입부에서 그의 관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특별히 우리는 식생활이나 섹스처럼 친숙하고, 개인적이며, 생물학적인 경험에 관해 이야기 할 떄, 문화적으로 친숙한 것이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중략) 모든 문화는 그 구성원들에게 어떤 것은 자연스럽게 옳고 다른 것은 자연스럽게 그르다고 믿게끔 하다. 이런 믿음은 옳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위험을 각오하고 신뢰하는 느낌이다. 그 초기 유럽인들처럼- (책 내용에서 옷을 입는 자신의 관행대로 아프리카의 부족에게 옷입기를 강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죽게 만든) - , 우리는 무엇이 정상이며 자연스러운 것인가에 관한 인식의 제약을 받는다. (중략) 진화심리학자들 중 상당수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질투하고, 소유하려 들며, 서로 죽이고 속이는 종족임이 과학적으로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중략) 그러나 생물학적 진신을 문화적 영향과 구분하는 작업에서, 어떤 것이 어떻게 '느껴지는가'는 결코 믿을 수 있는 안내자가 아니다.

 

 저자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진화심리학자들의 주장들을 정면으로 전면 부정한다. 이는 우리의 본성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의 '조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즉, 전반적으로 현대인의 관점에서 수렵채집인들에게 가진 오해들을 지적함으로써 우리의 본성은 그런 악한 것이 아니라고 옹호하고 있다. 수렵채집인들은 평화주의자였으며, 우리가 '난혼'이라 생각하는 것들도 실상은 '끈끈하고 친밀한 정'을 가진 사이에서만 합의하게 이뤄진 '안전한 것' 임을 증명하고 있다.  

 

 동시에 이 고리타분한 일부일처제가 많은 사람들을 성적 억압으로써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남성은 물론 특히나 여성들이 성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어야 좀더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자신이 부정한 진화이론대로 여성과 남성은 상이한 본성을 가진 존재일지도 모르나, 그것은 농경문명 이후로 강요된 생활에서 만들어진 본성들이다. 하지만 남녀는 상이한 종이 아닐 것이기에 차이에 대한 대화와 상호이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장의 가장 마지막에 이르면 저자는 슬~쩍 '공동체 가족'에 대해서 꺼낸다. 아마 그가 지금까지 검토한 우리의 본성에 충실 할 수 있으며 현사회에서 재현할 수 있는 '평화로운 부족'의 모습을 '공동체 가족'으로 본 것 같다. 결국 이는 개개인의 사적 공간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난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장점은 이미 앞선 장에서 충분히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언급했기에 말을 줄인 것 같다.  

 

 구구절절한 이론들과 반박, 그 끝의 주장에 이르기 전까지는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만큼 우리들이 농경시대 이후 입력된 '일부일처제'의 절대적인 믿음이 컸기 때문이리라.)

 스리섬을 긍정하는 것인가? 무분별한 섹스와 그러한 관계를 긍정하는 것인가? 더이상 우리는 수렵채집인이 아닌데 어찌 그때의 본성대로 살아갈 수 있는가? 과거의 인간과 지금의 인간의 본성이 같다고 볼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들.

 여전히 모르거나 의문이 드는 점이 있고 긍정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인간의 악한 본성을 바탕으로 합리화하는 현대의 성적 패러다임에 대한 반박을 위해 수집한 반박 증거들을 보며, 보다 타당한 견해가 어느 것인지 독자들이 판단하도록 노력한 저자의 용기를 대단하게 생각한다.

 또한 현대 성생활에 있는 많은 문제를 되돌아보며 그 이면을 되돌아보면서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할 삶은 어떤 것인가 다시 고민하게 된 것에 큰 의의를 두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