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광고문구에 났였다. 30만 독자가 애독한 베스트셀러, 유머의 달인 만들기 프로젝트 이렇게 큰 글자만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다시보니, 그 사이에 '<유머가 이긴다> 저자 신상훈 교수의'란 말이 들어가 있다. 이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갓 나온 신간이 베스트셀러일리 없었다.  

 

팔짝뛰는 역동적이며 웃긴 컷의 저자의 전신 사진이 지은이 소개에 나와있다. 이 분.. 얼굴이 낯익다. 이런 저런 곳에서 봤는데, 기억을 더둠어 지금보니 뽀뽀뽀에 나왔던 아저씨다. 그 외에도 TV프로그램에 자주 나오신 분인데, 최근에는 내가 개콘만 가끔보아서 저자에 대한 기대감은 좀 줄었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모든 걸 얘기한다.

 

진짜 말 잘한다는 것은 가슴에 전달되는 진실된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중략)

솔직히 말하면 애드립은 없다. 다만 타이밍만이 있을 뿐이다.(중략) 실제로 애드립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말이란 뜻이다. 그 준비된 말을 적절한 순간에 '타이밍'을 맞춰서 사용할 때, 이것이 상대에게 멋진 애드립으로 보이는 것이다.

 

책은 애초에 그 책에 다루는 핵심 주제 및 화제의 폭과 깊이에 따라서 책에서 얻어내는 바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머릿살에서 저자가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니 책에서 내가 뭔가 얻어내는 건 적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애드립이란 게 거저 그냥 책 한 권을 읽는다고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독서광들은 모두 성공을 했겠지. 물론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서광이 많지만 말이다.) 아쉬운 대로 큰 기대를 접고 이 책을 보면 꼭꼭 기록해두거나 표시해 두어야 할 장들이 눈에 보인다. 애드립이 짧아야 효과가 크듯, 저자도 애드립의 기본, 기술, 법칙 등과 관련해서 아주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것들을 얘기하되, 길게 얘기하지 않는다. 얼핏 그가 말한 것들을 보면, 에게 겨우 이런 거야? 이 정돈 나도 알고 책으로 내겠다. 싶은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우린 그가 말하는 것들을 실천하지 못하거나 극복하지 못해서 결국 유머있는 말재주꾼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저자는 애드립을 잘 사용한 좋은 예, 나쁜 예화들을 많이 얘기해준다. 그리고 고품격 애드립의 원칙이 뭔지 실전 애드립 테크닉은 어떤 방식으로 연습할 수 있는지도 얘기한다. 덩달아 달인이 되기 위한 실전 법칙과 함께 자신이 목격한 달인들도 얘기해준다. 그런데 최근에 내가 유머집들이나 유머글을 많이 찾아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가 언급하는 하는 것엔 그냥 여기저기서 떼다 온 유머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절정은 실전 애드립 사전이다. 그런데 그것도 좀 한물 간 유머들이 많다. 책을 읽으며 재미있는 유머에 표시를 하는데, 긍정적인 유머보다 마이너스 감정을 일으키는 짧은 유머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집에 난방비가 많이 들게.. 썰렁해지게 만드는 것도 많았다. 앞에 나왔던 내용이 번복해 나오는 것도 많았다.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작은 말과 작은 준비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교훈을 기억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결국 뭐든 노력이다. 아쉬운 대로 자신에게 큰 웃음을 준 몇몇 개들만 잘 기억해둬도 심심할 때 주변 사람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