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매일의 시간이 흘러간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그 하루가 누군가에겐 매우 특별하게 기억될 날이 될 수 있다.

그 날이 기억하는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매일의 날짜 속에서 역사를 찾는다. 그 날짜에 있었던 역사 이야기를 집어 내는 것이다.

때론 인류 역사의 중요한 발견 혹은 발명이 일어난 날 일 수 있고,

흐름을 바꾼 전쟁이 벌어진 날일 수도 있다.

중요한 학설, 논쟁이 발표된 날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매일 매일은 특별한 날로 각인돼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0000년 오늘 있었던 일을 단순 나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묻고 있다.

예를 들어,

<"6월 24일"

이튼의 우등생이 가른 전쟁의 승패

"워털루 전투의 승패는 00의 운동장에서 갈렸다"

나폴레옹을 물리친 영국의 명장 웰링턴 장군의 말이다. 00은 어디일까. 이튼이다. 영국의 명문 고등학교다. 웰링턴의 말에는 국난 극복에 사회 지도층이 앞선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

만 4세부터 입학신청을 받아 10세에 인터뷰와 적성검사로 정원의 3배를 뽑고, 13세에 시험으로 최종 선발되는 260여명의 합격생 가운데 14명이 국가 장학금을 받는다. 국왕의 장학금 king`s Scholarship을 받는다. 이튼의 학생은 'KS'로 불리며 초엘리트로 대접받는다.

이튼의 실력은 과연 뛰어날까? 글쎄다. 영국의 중 고등학교 과정을 평가하는  'A-레벨' 순위에서 이튼의 성적은 전체 20위. 그래도 여전히 최고 명문으로 통한다. 왜 그럴까? 이튼의 명예를 모두가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튼에 대한 경외와 존경에는 국가에 대한 헌신이 깔려 있다. 근세기 전쟁에서 이튼의 전사자 수는 2,034명. 보어전쟁에서 129명. 1차 대전에서 1,157명, 2차 대전에서 784명이 죽었다. 1차 대전에서는 동기의 절반이 전사한 적도 있었다.

이튼이 부럽고 이 땅의 현실이 부끄럽다. 힘이 있을수록 병역을 기피하고 세금과 국민 건강보험료를 회피하는 우리의 처지가 한심하다. 이튼의 정신이 정녕 부럽다.>

 

역사속의 사건을 집어내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재생하며, 작금의 대한민국에 다림줄로 제시하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