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스크랩을 펼쳐든 아들..

그 안에 아들이 몰랐던 아버지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현대사가 펼쳐진다.

 

컨셉 자체가 신선하고 흥미롭다.

내용은... 다소 평이하지만,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대한국민 한 사람의 시각을 옅보게 한다.

수많은 신문 스크랩속엔 보통 사람의 역사 해석이 담겨 있다.

 

이승만 정권의 등장, 그리고 부정과 몰락.

박정희 정권의 등장과 독재정권

신군부의 등장과 문민정부의 시작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한다.

스크랩을 작성한 아버지 세대는 그저 역사의 흐름을 개탄하거나 지지할 뿐이다.

부족한 사관은 기자 출신 아들의 시각으로 덧입혀 진다. 부자는 그렇게 한국 현대사를 합동으로 재 구현해 나가고 있다.

비단 역사의 흐름뿐일까? 사건사고와 옛 사람들의 처절한 삶의 단편이 펼쳐진다. 아들은 아버지의 스크랩 북에서 "그땐 그랬지"의 정서를 읽어내고, 자신도 모른채 지내왔던 지난 세월 삶의 모습들을 회상한다.

 

보수적 목사인 아버지와 진보적 기자인 아들은 이렇게 아버지의 스크랩 북을 통해 비로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아버지 사후 20년이 흐른 시점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시도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신구 양측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우리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있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쪽의 시각을 끝까지 들어보고 바라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진보적 아들이 아버지의 시각을 이해하고 대화를 시도했듯이 말이다.물론 아버지의 사관을 지지하고 있지는 않다. 비판적 시각은 끝까지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화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편안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들지 않을까?

 

좌와 우의 격차로 인해 멀미가 느껴질 정도의 사람. 그러나 현대사를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들여다 봤으면 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현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