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의 카테고리를 기독교로 해야할 지 인문학으로 해야할지 고민됐다.

책의 저자는 신학자고, 내용적으로 담고 있는 수준도 상당부분 신학자의 소양이 보인다. 하지만 성서를 바라보는 시각은 종교적이지 않다. 오히려 서구사회를 관통하여 성서가 미친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집중하고 있는 영향력이란 종교적이라기보단 인문학적이다.

저자는 일상에 존재하는 성서의 영향력을 재치있는 글로 드러내고 있다.  

인류 사회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준 작품으로서의 성서를 성서학자가 다루고 있다. 그러나 전혀 무겁지 않다. 외려 재치있고 재밌다.

성서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책들 중 재미로 따지자면 수위에 올려놔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저자는 성서의 형성과 특수성에서부터 성서가 다루는 여러가지 테마들을 전문적 지식을 근거해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이 부분에선 여타의 성서신학자와 같다. 성서 해석의 오류 사례들을 들고 성서 번역상에서 나타난 일들을 열거할  때는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그와 같은 성서신학적인 정보에 있지 않다. 오히려 서구의 일상 사회에서 성서의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데 있다. 실로 서구사회 특히 미국의 경우 생활 곳곳의 성서의 흔적이 있다.

"버락 오바마는 2008년 8월 민주당 전당 대회의 후보직 수락 연설에서 창세기 본문을 인용한다. 그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나 (...) 우리는 또한 한 나라로 흥하고 한 나라로 망합니다. 나는 내형제를 지키는 자입니다.나는 내 자매를 지키는 자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동네에서 MIC66-8라고 쓴 자동차 번호판을 본 적이 있다. 미가서 6:6-8본문은 "내가 주님 앞에 나갈 때에,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에 답하기 위해 화자는 값비싼 제물들을 나열한다 본문은 다음과 같이 끝맺는다. "너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인지를 주님께서 이미 말하셨다.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미 말씀하셨다. 오로지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서구의 삶 깊숙히 파고들어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성서. 그것은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렇게 치부하기엔 너무도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가장 오래된 교양"인 것이다.

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