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르시시스트' 는 개인적으로 내가 굉장히 관심있는 주제였다.
스스로 '나르시시스트'가 되고 싶기도 했었고, 이에 대한 칼럼도 쓴 적이 있었다.
또한, 지금도 '나르시시즘'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고, 이에대해 많은 글을 써내려가고 싶다.
내가 그토록 '나르시시스트'에게 빠지게 되었던 이유는, 말 그대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때문이었다.
요즘 세상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나 이래서 시집이라도 갈 수 있을까?" 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이 말이 너무 듣기 싫었다.
왜 여성들은 유독 본인들에게 가혹하고 엄격한 것일까?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면 안되나?
솔직히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사랑해 줄 것이냐? 하는 생각에 '나르시시즘' 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 책을 받아서 제목을 읽었을때는 나를 사랑해야 남을 이끌 수 있다는 뜻의 하나의 자기계발서 인 줄 알았다.
내가 알고 있는 '나르시시스트'의 의미는 정말 순수하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 책을 읽기가 어려웠는데,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르시시스트의 대한 개념과 책에서 작가가 사용하고 있는 나르시시스트의 개념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러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회적 인물에게 영향을 받아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단순히 사회를 이루고 있는 유기체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영향을 받는 상호보완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온전히 내가 아무런 자극과 영향을 받지 않고 '나르시시즘'을 정의했다고 말하긴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이 굉장히 읽기 어려웠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단어'의 의미를 재정립 했어야 했으니까.

작가는 책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예로 들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끌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됬을 때 부터 굉장히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후보였다. 오늘도 '호혜세'에 대한 압박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작가의 말대로 그의 행보는 예측이 불가능하며, 말도 안되는 억지 논리들을 마구잡이로 입 밖으로 내뱉으며 자기 뜻대로 모든 일을 주무르려고 하고 있다.
그의 지난 행보에는 상처받기 두려워하고, 그래서 사람들의 비난과 비판을 억지논리로 막아내려하고, 자신의 의견을 무력으로 행사하고, 책임지는 일들은 기피하고 자신의 태세에 따라 말과 행동을 바꾸어버리는 줏대없는 모습 등 철 없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보여진다. '세상의 중심이 나' 라고 믿는 어린아이의 모습 말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말도 안되고 자극적인 이벤트(사건)들을 만들어내려하고, 소위 관종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모습이 '나르시시스트'의 모습 보다는 '피터팬 컴플렉스'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보여진다고 느끼지만, 작가는 '나르시시스트' 라고 하니 우선은 계속해서 작가가 왜 이 단어를 굳이 사용하였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내가 저러한 모습을 나르시스트 보다는 피터팬 컴플렉스에 가깝다고 느낀 것은, 피터팬 컴플렉스라는 말 자체가 성인이 되고 싶어 어린아이로 머물고 싶어 하는 컴플렉스를 말하는 것인데, 이미 본인은 성인의 몸과 정신을 가진 상태에서 어린아이를 흉내내려하니 당연히 자신이 느끼는 아이의 미성숙한 모습을 따라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한 미성숙한 모습들이 바로 질투, 욕심부리기, 생떼쓰기 등등의 못난 모습들 아닌가? 그리고 바로 트럼프가 지금 행하고 있는 모습들이고, 그래서 나르시시스트 보다는 피터팬 컴플렉스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작가는 계속해서 우리가 이러한 '나르시시스트' 들에게 왜 계속 유혹당하고, 이들의 뜻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속해있는 이 현실에 대해 굉장히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지길 원하고 더 편해지길 원하지만 세상은 그처럼 녹록치가 않다. 그런데, 내가 나서서 이 사회제도를 개혁하자! 이러긴 쉽지 않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마저도 잃을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이럴때, 누군가가 때마침 영웅처럼 "이 썩어빠진 세상! 바꿉시다!" 하고 나타나 준다면? 나 말고 누군가도 함께 이러한 것을 원한다는 것에서 오는 안도감과 하나 둘 모여 무리가 됬을 때의 그 무시무시함이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마저 잃을까봐 두려워하던 사람은 어디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뿐이다.

우리는 냉철하게 우리의 지도자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판별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투영해야 한다. 위의 얘기처럼 내 속마음을 어찌나 철떡같이 알아채고 행동으로 옮겨주나! 옳다구나 하면서 그를 있는 그대로 옹호하면 안된다. 그는 또 하나의 트럼프 혹은 히틀러 일 수도 있다. 작가는 위의 얘기처럼 나르시시스트에게 속아 그의 곁에서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완적 나르시시스트'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의 입맛은 언제나 맞추기 어렵다. 어제까지는 맛이 좋다고 했던 과일을 오늘은 단맛이 없다며 집어던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보완적 나르시시스트' 또한 언제 버림받을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위치가 '보완적 나르시시스트'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나르시시스트를 우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독단적인 나르시시스트들은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즉, 복수의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높은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이에 상처를 입을까봐 자신을 과잉보호하는 사람이며, 나와 나 이외의 것인 이분법 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나에게 위협이 들어왔다면 세상 모든 수단을 이용하여 자신의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을 지킬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얄팍한 수에 넘어가지 않게 위해,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가 되어야 한다.
외부에서 주는 칭찬과 격려에서 얻어진 것이 아닌 내 스스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얻어진 자아존중감과 그에 따른 자신감,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타인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공감능력이 발달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독단적 나르시시스트들의 패악질을 때론 토닥토닥해주시고 하고, 때론 따끔하게 혼낼 수 있게 되어야 한다.

학부시절, 니체를 배우는 수업시간이었다. 당시 니체는 아직 한국에 많은 서적이 번역되어 들어오지 않은 철학가 중의 하나였는데, 그러한 이유는 바로 히틀러가 본인을 '위버멘시'라고 표방하며 나치당을 이끌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인들 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니체를 아직도 오해하고 있는 정말 불운의 철학자 중 하나여서 아직 번역 서적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셨다. 니체의 '위버멘시'는 '초인'이란 뜻인데, 어떠한 분야에 뛰어난 사람을 뜻한다. 음... 대략 하늘의 축복을 받은 사람 정도로 생각하면 되려나? 히틀러는 당시 본인이 초인이라고 주장하며 나치당을 모았고, 애꿎은 유태인 민족을 학살해 왔으며,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키기도 했다.
 작가는 본인을 스스로 '초인' 즉, 하늘이 내린 위대한 사람이라고 믿는 생각이 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여겼고, 아마 이러한 부분에서 '나르시시스트'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 같다. 이러한 사람들은 지나친 자아존중감과 자신감 그리고 이것을 지키기 위한 자신에 대한 과잉보호, 세상의 모든 것은 '나 와 나 외의 것' 이라는 이분법, 흑백논리에 쌓여있어 공감이라고는 전혀 할 수 없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우리는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가 되어야 한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 '현명한 나르시시스트'라고 규정하고 싶다. 똑똑하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얻어진 것이 아닌 내 스스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얻어진 자아존중감과 그에 따른 자신감,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타인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공감능력이 발달된 사람말이다.

 

 

나르시시스트리더, 배르벨바르데츠키, 와이즈베리, 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