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조절

 

이 책은?

 

미국에서 심리 치료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권혜경 박사가 자신의 상담경험을 토대로 ‘감정조절’에 관하여 쓴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감정조절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보다 균형 잡힌 삶을 행복하고, 나에게 이로운 결정을 하면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열쇠다. 이러한 감정조절을 잘 하려면 반드시 안전감을 느껴야 하는데, 안전감은 개인적 차원의 안전과 사회 집단 안에서의 안전 두 가지를 다 이른다. (11쪽),

 

병리적인 감정조절 부재는 역사적, 사회적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난다.(10쪽)

 

이 책의 내용은 전체 5장으로 이루어졌는데, 위에서 언급된 것들을 자새하게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감정조절이란', 2장은 '안전하지 않을 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 3장은' 어릴 적 감정조절 경험은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만드는가?' 4장은 '안전하기 않은 사회는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만드는가?' 5장은 '나를 지키는 감정조절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의 제목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은 개인적인 문제와 더불어 사회적 문제로 인하여 영향을 받는다. 

 

감정과 감정조절

 

여태까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 두 가지 – 감정과 감정조절 –를 이 책을 통하여 확실히 개념을 잡는 기회를 가진 것, 감사한 일이다.

 

‘감정’이란?

 

감정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감정(感情)이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감정이란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감정의 기능과 역할을 말하고 있다.

감정이란 내가 하는 현재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일차적이고 원초적인 방법이다. (22쪽)

또한 감정은 아주 효과적인 대화의 수단이다. (23쪽)

 

따라서 감정은 우리 생존에 꼭 필요한 고마운 도구다. 하지만 이러한 도구가 우리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움직이게 되면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흉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이 도구를 그냥 도구로 쓰지 않고 흉기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5쪽)

 

따라서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감정조절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조절이란?

 

저자는 감정조절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런 말을 한다.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첫째, 감정을 조절한다는 말은 감정을 억제한다는 말이 아니다.

둘째, 감정 조절은 좋은 감정만 느끼고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느끼지 않는 상태, 곧 내가 원하는 감정만을 선택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감정조절이란 우리가 인간으로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느끼지만 그에 압도되거나 휩쓸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또 감정을 마비시키지 않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감정조절인 것이다. (27쪽)

 

사회관계 체계와 방어기제

 

인간에게는 세 가지의 방어기제가 있다.

얼어붙기, 싸우거나 도망가기, 사회관계체계.

 

이중 ‘사회관계체계’라는 개념은 생소한 것이라, 특별히 유념하여 읽어 보았다.

 

이런 말이 나온다.

<어떻게 하면 사회관계 체계가 작동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당연히 신체적 물리적 폭력과 위협이 없어야 할 것이고, 감정적인 취약점이 드러나도 이것이 비난이나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고 편안히 잘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해야 할 것이다.

슬프거나 화나는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고 이것이 주변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때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90쪽)

 

이 대목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는 어떤가, 라는 질문이 떠오른 것이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에게 과연 합당하게 그 슬픔을 표현하도록 배려했는가?

 

저자는 이어서 말한다,

<애착 이론의 창시자인 존 볼비는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바로 아이에게 화를 낼 수 있게 허락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안전감을 느끼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90쪽)

 

이런 것이 비단 한 가족내의 일만이 아니다. 나라와 국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이 나라에서 살면서 안전감을 느끼게 해 주는 것, 이런 쉬운 방법도 있는데!

 

다시 이 책은?

 

감정에 대해서, 제법 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알고 있다, 고 여겼던 내 생각이 깨졌다.

나는 지금껏 감정이란 말조차 그저 사전적 의미로 알고 있었을 뿐, 그 이상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감정조절이라는 말을 나는 슬픔을 요령껏 조절하여 기쁜 마음으로 변하게 하는 노력 차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과 관련된 나의 기존 지식은 모두다 가짜 지식에 해당하는 거라고 생각될 지경이었다. 이 책은 그렇게 내가 가지고 있던 ‘감정’과 관련된 개념들을 모두 새롭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