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한문 공부

    

이 책은?

 

이 책은 한문공부를 위한 책이다.

저자가 한문 공부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는지라, 그 어려운 곳을 잘 해결해주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한문공부를 하도록 편집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한문 공부를 해보니,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문의 특징을 여럿 알 수 있다.

 

그 중의 하나, 한문은 우리말에 비해 명사화된 표현이 발달된 언어다. 우리말이라면 동사나 형용사로 나타낼 것을 명사와 명사의 연결로 나타나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문을 번역한 글에 ‘~ 하는 것’이란 어투가 흔한 이유다. (114쪽)

 

‘所 + 동사’가 동사을 명사로 만드는 대표적인 고정 형식이다.

 

居視其所親 (거시기소친) 평소에 그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보라.

 

所親이 ‘~ 하는 바, ~ 하는 사람, 것’ 으로 해석되어 ‘친하게 지내는 사람’으로 명사가 된 것이다.

 

한문의 기저에 있는 사상들

 

한문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그 저변에 깔려있는 중국 경서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중국 경전과 중요 사상가 – 공자, 맹자 등- 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는데 이 책은 단지 한문 공부만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전과 사상가에 대한 설명을 덧븥여 놓고 있다.

 

<순자는 유학자 치고는 드물게 말이나 글의 논리성을 강조했던 학자였습니다. 글에서 주장의 논거나 사례 제시를 분명히 하는 편이었고, 어떤 주장을 펼 때에도 그 주장의 논리적 전제를 따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60쪽)

 

<『주역(周易)』은 주나라의 점술 책입니다. 고대 중국의 주나라는 거북의 배딱지나 동물의 뼈, 톱풀이나 댓개비 등으로 특정 시기마다 점을 쳐서 그 결과를 통치 행위에 반영했습니다. 이 가운데 시초 또는 댓개비 점과 관련된 기록을 바탕으로 나온 책이 『주역』입니다.> (102쪽)

 

<『묵자』에 실려 있는 경 經 상 上 편은 경하, 경설 상 하, 대취, 소취 편과 함께 논리학과 인식론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날 용어로 옮기면 분류, 정의, 인과관계, 부분과 전체, 보편과 특수 등의 주제를 건드립니다.>(163쪽)

 

 

같은 글자가 시대에 따라 달리 쓰인 사례도 있다.

 

유(惟)가 바로 그런 경우다.

유는 보통 ‘생각하다’는 뜻으로 새기는 한자이다. 思惟가 그런 의미로 쓰인 사례다.

그런데 부사어로 사용하면 ‘오직’, ‘단지’, ‘바라건대’ 라는 뜻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 惟가 爲나 是 같은 구실을 할 때가 있다.

『논어』, 『맹자』 보다 앞서 쓰인 『시경』이나 『서경 』같은 텍스트에서 그렇게 쓰였다.

 

‘惟B’를 ‘오직 B이다’로 풀이했을 때 ‘오직’보다 ‘~ 이다’에 방점이 찍힌 용법이다.

그런데 『논어』, 『맹자』 시기 후에는 이런 용법이 사라지고, ‘오직’, ‘단지’같은 부사적 의미가 분명해진다.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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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의 의미를 시대별로 챙겨볼 수 있다.

 

인(仁)은 본래 신분이 높은 사내의 고귀함이나 늠름함을 묘사하던 말이다. 이를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개념으로 확장한 이가 공자였다. 여기에 의(義)를 짝지워 인의(仁義)를 유학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은 맹자다. (77쪽)

 

인용문의 출처를 분명히 해 놓았다.

 

이 책에는 설명과 더불어 풍부한 예문이 인용되어 있다.

그런데 그 인용문마다 그 출처를 밝혀 놓았다.

그것도 인용 경전의 세부항목까지 밝혀 놓아, 나중에라도 그 경전을 읽을 때, 이 책의 해당내용을 참고하면서 읽을 수가 있다.

 

是乃仁術也 이것이 바로 인간적인 방법이다. - 『맹자』 양혜왕 상(73쪽)

 

맹자는 총 7개, 장마다 상,하 가 있으니 모두 14개의 장이 있는 셈인데, 그중 해당본문이 어디 있는지를 찾는 수고를 덜어주는 것만 해도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다시, 이 책은?

 

한문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몇 권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 책들도 나름 장점이 있지만, 이 책은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눈에 띄게 여러 가지 면에서 한문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제목이 매우 의미심장하다. 『한 번은 한문공부』

언젠가는 한문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일까?

 

당장 한자로 된 글은 읽을 수 있어도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 곧 한문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서 막힌 적이 많다. 물론 요즈음 책들은 굳이 한문을 공부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지만, 해서 한문을 공부할 필요가 없는 게 대다수이지만. 중국 고전을 제대로 읽고자 한다면, 적어도 이 책에서 말하는 한문의 문법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기에, 언젠가 한 번은 한문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한문 공부, 이 책으로 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