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오리].. 검은 아기오리 한 마리와 흰 아기 오리 한 마리가 주인공이에요... 아빠, 엄마랑 셋이 살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현빈이라는 남자 아이는 어느 날 지하철역 입구에서 검은 아기오리 한 마리와 흰 아기오리 한 마리를 사 가지고 집으로 가져오게 되어요.. 현빈이는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서 4학년중에 얼짱이고 일짱을 하는 아이에요.. 또한 아빠, 엄마가 결혼 해서 10년만에 낳게 된 아주 귀한 아들이기도 해요.... 이렇게 어렵게 낳아서 키운 아이라면 또 형제, 자매가 없이 혼자라면 분명 자기밖에 모르고 이기적이며, 욕심도 많은 그런 현빈이 일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런 현빈이 마마보이도 파파보이도 아닌, 참 순수하고 멋진 아이인 것이 신기해요.... 현빈이는 학교에서 공부도 잘 하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으며, 혹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두손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는 멋지고 착한 그런 아이 이거든요...

 

현빈이는 형제, 자매가 없어서 인지 아기 오리들을 자신의 동생들처럼 보살 피며, 자기가 학원에 가고 없을 때 아기 오리들이 밥도 굶고 무서워 하면서 지낼까봐 학원에 갈 때도 어디를 갈 때도 몰래 몰래 아기 오리들을 데리고 다녀요.. 또 그런 현빈이의 모습을 보면서 현빈이의 부모님께서는 야단치고 그러면 안된다고 화를 내시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 주시고, 현빈이 보다 더 지극 정성으로 아기 오리들을 보살펴 주어요.. 현빈이네 가족에게 아기 오리는 단순한 오리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사는 가족같은 반려동물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빈이네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기 오리들을 키우는 일은 무리예요.. 아기 오리들이 점점 자라나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기 시작하고, 또 그렇다고 해서 다른 곳에서 키우다 보면 또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며, 어느 날 병원에 찾아 갔다가 알게된 현빈 엄마의 병, 아기 오리들은 아픈 현빈이 엄마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제 현빈이네 가족은 아기 오리들을 자연 속으로 떠나 보낼 결심을 해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데나 아기 오리들을 그냥 버리거나 보낼 수는 없어서, 여기저기 알아 보고, 진정으로 아기오리들을 잘 키워줄 수 있는 곳으로 보내게 되어요.. 그런데,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현빈이가 주인공으로써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기오리 중 한 마리인 검은오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요...즉 화자가 검은오리가 되는 것이지요??!! 현빈이네와 함께 사는 아이 오리들은 그냥 단순한 반려동물로써의 아기 오리들이 아닌 사람처럼 감정을 지닌 정말로 가족같은 아기 오리들이에요.. 그래서, 현빈이네가 슬퍼하면 함께 슬퍼하고, 현빈이네가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면서 지내게 되어요.. 또한 그런 아기 오리들에게 멋진 자신들만의 이름이 있어요.... 바로 검은 오리는 유리, 흰 오리는 라라 라는 이름이에요.. 그리고 그 멋진 이름만큼이나 용기 있고, 튼튼한 어른 오리들로 자라면서 인간들과 함께 하는 가족이 아닌 자신들만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해 진정한 오리 가족을 만들기도 해요...이제 아기 오리들은 아기 오리가 아닌 어른 오리로써 드넓은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고, 현빈이네 가족도 그런 오리 가족을 보내주면서 오래오래 기억하기를 다짐해요...어쩜 오리와 사람이라는 관계로 서로가 서로의 말을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해주고 사랑해 주는 진실한 마음은 느끼고 깨닫지 않았을까요?!

 

[바다로 간 오리]를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속 저 밑에서 부터 따뜻해지고, 아직은 우리 주변에 정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또한,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들이 서로 전해져서 인지 행복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하며, 유리와 라라가 단순히 동물이라는 생각보다 감정이 있는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그들이 슬퍼하면 함께 슬퍼하게 되고, 행복해 하면 저도 덩달아 행복해 하게 되며, 현빈의 가족을 떠나 자연으로 돌아 갈 결심을 할 때는 두손모아 함께 응원 해 주고, 언제나 또 어디서나 행복하게, 다치는 일 없이 무사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도해 주게 되어요.. 아기 오리였던 유리와 라라가 바로 내 가족인 것 처럼 말이에요..  이제는 집앞 탄천을 걸어가다 오리 가족들을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저 속에 유리와 라라 가족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바다로 간 오리].. 이제는 저 혼자만의 책이 아니라, 조금씩 혼자 책 읽기 시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크면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그런 멋지고 감정이 풍부해지는 책, 또 읽고 나면 현빈의 가족이나 아기 오리들에게 감동받고 사랑과 정이 물씬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싶어요....

바다로간오리, 김제철, 작가와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