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여서 가족 영화겠거니 생각하도 개봉할때는 볼 생각도 없었다.

영화 제목만 보고 든 첫 느낌이 박물관이 살아있다랑 너무 유사하다고나 할까?

얼마전에 우연찮게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다.

사랑하는 가족의 상실에서 오는 다른 식구들의 혼란과 고통을 동물원, 동물이 매개체로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잔잔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가족에 대한 따뜻한 느낌의 영화였는데, 사실 우리 한 가족 안에서도 내가 바라는데로 따라주지 않는 다른 가족 멤버들을 어떻게 대할지도,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 많아서 그들이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가 않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었는데도, 서로 자신이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만 알뿐 상대방이 그토록 자신을 필요로한다는걸 모른채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는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내 자신이 아니기에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때, 그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딱 20초 동안의 용기’가 필요하다는것.

그리고 먼저 내가 손을 내밀고 그를 받아줄 준비가 되는 것.

이 영화를 보고나서 이 실화의 주인공을 찾아보기도 했고, 실제 동물원 사이트를 들어가봤는데, 동물원에서 너무나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들의 생각에 감탄할 나름이다.

하루 동물 돌보기 프로그램 같으면 우리나라에서는 체험 삶의 현장과 같은 걸로, 아르바이트를 받고 해야할것 같은데, 그 프로그램으로 돈을 받고 하고 있으니 돈도 벌고 일거리도 줄이는게 아닐까?

사실 그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숙련된 조련사가 하루종일 옆에 붙어서 도와줘야하기 때문에 당연하거겠지만, 우리나라에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음 좋지 않을까?

그냥 우리에 갇힌 동물을 보고 동물원 구경을 다했다는게 아니라, 직접 조련사가 되어서 경험해보는게 더 갚진 일이겠지.

망해가는 동물원과 안락사를 시켜야만 하는걸 지켜볼 수가 없어서 동물원을 구매하기로 한 벤자민 미.

이제는 떠나보내야하는 사자를 보면서, 사랑하는 아내가 생각이 나서 마지막까지도 희망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해졌다.

아픔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를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