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책 소개와 각종 찬사가 무색하게도 너무나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S. J. 왓슨의 <내가 잠들기 전에>

한번 펼친 책은 끝을 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겨우겨우 완독을 하긴 했지만 읽다가 나도 모르게 깜빡 졸기도.;;

재미가 아닌 의무감으로 꾸역꾸역 읽은 책은 <13번째 사도의 편지> 이후 오랜만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가 잠들기 전에>의 단평.

 

① 심리 스릴러의 기본적인 얼개를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 어떤 것이 진실이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해진 화자의 불안한 심리묘사가 사실적으로 그려졌고, 단기 기억상실증이란 소재나 상황 설정도 나름 괜찮았지만 중반까지 별다른 전개 없이 이야기가 자꾸 되풀이되다보니 흡인력과 속도감이 떨어져서 재미가 반감됐다. 

 

② 성애묘사의 남발 - 과감한 성적 표현이 자주 등장해서 몰입을 방해했다. 복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남발한 경향이 있었고, 그럼 뭐지?

40대 중반 여성의 성적 환타지를 표현하려는 의도였나?

한때 할리퀸 로맨스를 읽은 적도 있었고, 남녀사이의 애정표현을 싫어하는 편이 아니지만 지나친 묘사에 흥미가 떨어졌다.

 

미스터리, 스릴러에서는 되도록이면 사랑놀음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뭐, 따지고 보면, 해리 보슈도 상대가 자주 바뀌긴 하지만 표현이 적정선을 벗어나지 않고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서 그런가 여전히 좋기만 하다.^^;;)

 

③ 압도적인 결말이라 - 그럭저럭 괜찮은 결말이기는 한데, 압도적이라는 선전문구는 과하지 않았나 싶었다. 영화 <메멘토>나 그 밖의 임팩트가 강한 스릴러 작품들을 많이 봤던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이 정도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말이던데.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매력적인 구성이었으나, 작가가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들었고,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함의 부재가 아쉬웠다.

작가와 성향이 맞지 않아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한 듯 싶은데,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인공과의 감정이입을 중요시하는 내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