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는 괴물이 산다      살다 보면 여간 조급할 때가 한둘이 아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면 훤하게 보이는 것도 앞으로 다투어 나가려다 보니, 내 몫을 챙기려는 가뿐 마음에 늘 조급해진다. ‘덤벙대지마라.’, ‘급하게 굴지 마라.’고 늘 남을 타이르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마음만 앞서다가 허당에 빠진다. 

억지로 쥐어짠다고 되나?      자격지심도 그렇다. 나 스스로에게 죄를 덧씌우고, 잘되는 건 남 일, 안 되는 건 내 모자란 탓으로 돌린다. 안 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안 된다고 넉넉하게 마음 써야 할 텐데, 늘 나 자신을 탓한다. 내 모자람을 탓한다. 그러니 수월할 일도 지레 겁을 먹고,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될 일도 어긋난다. 괜한 병이다. 몹쓸 지랄병이다. 

나를 아는 게 약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결국 나를 그렇게 내모는 것은 아닌지 싶다. 하지만 이건 옳은 일이다. 내 스스로를 알아야 하니까. 나를 알아야 고칠 수도 있으니. 너무 고민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건 더 큰 문제일 테다. 그러니 그만큼 나를 아는 것이 내 병을 고치는 데도 용한 약이 될 일이겠다. 

나 자신을 알라!      세상의 모든 자기계발서, 처세서, 심리학 책은 남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모든 걸 내 몫으로 돌린다. 내가 잘나야 세상도 잘나고, 내가 긍정적이어야 세상도 긍정적이다. 같은 말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결국 한 자리에 모인다. ‘너 스스로를 알라!’ 이 한 마디에 모든 세상살이가 겹쳐진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그런데도 사는 일이 늘 사소한 데 궁리하고, 남 잘되는 일에 배 아프고, 못되는 나를 외면한다. 남을 좇아가기에는 내 가랑이가 찢어지는 건 마음에도 없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그러기에는 얼마를 살든 내 삶이 하찮지 않다. 그래도 세상에 태어난 이상, 지금 여름날의 영롱한 햇빛과 마주하는 이상 열심히 살 일이다. 다짐이 다짐으로 머물더라도, 다짐하자. 그렇게 나를 늘 발견하고……. 

내 안에는 백지수표가 있다      앞이 어찌 될지는 걱정하지 말자. 그건 내일의 일이고, 나는 오늘 지금 여기에 살아 있으니 말이다. 설령 지금 내 삶이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그건 어제의 내가 만든 덫일 뿐이다. 오늘은 내가 사는 거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삶을 내가 사는 거다. 유월의 책, ‘19장의 백지수표’도 그걸 말하는 것일 게다. 

― 《19장의 백지수표》 편집자가

19장의백지수표, 폐기맥콜, 자기계발, 더나은삶,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