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옥상에서 내려다보면 온 동네가 한눈에 그림같이 보여요.

유아들에게 우리 집을 떠나 우리 동네로 시선을 확장시켜주는 그림책이네요.

주인공 한이는 강아지 똘이와 함께 밖에 나가서 놀려고 집 밖으로 나갑니다.

골목길, 그리고 오밀조밀한 집들, 목욕탕, 간판, 산책하는 아저씨
거리를 거니는 이웃분들.
아주 친밀하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시작되네요.

한이가 똘이와 함께 목마를 타려고 갔는데 순간 똘이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한이는 똘이를 찾아 동네를 구석구석 찾아 헤매지요.

글밥은 적고 동네의 여러 모습을 그림으로 세밀하게 담아서
아이와 동네 이야기를 주고 받기 좋은 그림책이네요.

트럭에 산지직송 야채파는 아저씨, 사우나, 비디오집, 슈퍼, 열쇠, 학원차량 등
늘상 우리동네에서도 보는 모습을 그림책으로 만나보니 새롭네요.

집 앞 골목을 지나 놀이터, 슈퍼, 우체국을
지나 소방서가 있는 큰길까지 가 보지만 똘이는 보이질 않습니다.
똘이를 찾아 동네를 헤매는 한이 앞에는 새롭고 놀라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매일 지나는 슈퍼
앞 전봇대 밑에는 예쁜 꽃이 피어 있고, 우체국 기둥 꼭대기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날립니다.
혼자서 처음 나와 본 큰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고 언제 봐도 멋진 빨간 불자동차는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나는 사람들, 길을 따라 늘어선 가게 풍경이 어린 한이에게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해가 지고 어둑한 골목길을 힘없이 걸어오는 한이, 하루종일 찾아도 보이질 않는 강아지 걱정으로
 풀이 죽은 한이 앞에 똘이가 꼬리를 흔들며 나타납니다. 애타게 찾아 헤매던 똘이를 발견하고
마음이 놓인 한이는 똘이와 약속을 합니다.
"똘아, 나랑 약속해. 다음부턴 나랑 꼭 같이 다녀야 돼."

 전단이 붙어 있는 전봇대, 노란 옷을 입고 배달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매일 아침 동네를 청소하는 미화원 아저씨,
 무거운 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고등학생, 정원의 나무를 정리하는 아저씨, 옥상의 텃밭에
물을 주는 할아버지, 엄마와 나들이를 서두르는 꼬마등

우리 마을의 주인도 이런 이웃들이네요.
그림책을 그린 작가가 그린 따스한 그림들을 보며
이웃들에게도 우리 마을 구석구석도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여유를 주는 그림책이네요.

이 책의 그림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보면  작은 골목에서 시작해서 동네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원경까지
 다양한 시선으로 그려지고, 그림 속의 사건도 함께 진행되는 식이랍니다.
오토바이로 기름을 배달하러 가던 아저씨는 다음 장에서 집안으로 기름을 옮기고 있고,
머리에 광주리를 이고 가던 아줌마도 골목을 지나 저만큼 가고 있습니다.

두번 세번 읽다보면 이렇게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는 우리동네 그림책.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던지는 따뜻한 그림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