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공항이다. 난 지금 어디론가 가려하고 있고, 그건 다시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다.」

어디론가의 여행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목마름의 일종일 것이다.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물을 찾아 떠나는..
물을 찾아 떠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갈증 해소를 위해 떠나는 그 행위는 정말이지 부러움의 대상이된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해 살아가는 뒷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뛰쳐나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나의 뒷모습이.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그곳이 아니더라도 어느곳으로의 여행은 심장을 뛰게 만드는 묘약 같은 것이 아닐까.
여행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그래서인지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곤 한다. 글자 하나하나가 눈에 박히고 마음에 박히고.
사진 하나하나가 눈을 감으면 마치 그곳에서 셔터를 누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과 많은 곳들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한번쯤은 더 만나고 싶고 가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마력을 지닌 그것들에 대한 동경심이 생긴다. 루앙프라방. 사실 라오스에 위치해 있고 그런 도시가 있다는 것도 몰
랐다. 생각한다. 나는 다시 가고 싶고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해답이 쉽게 나오질 않는다. 그것은 그만큼 간절하게 원하는 그 무언가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리라.
언젠가는 루앙프라방으로 돌아올줄 알고 있었다는 그 말과는 참으로 많이도 다르다.

낮선곳에서의 아침은 참으로 많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처음으로 공항에 첫발을 디뎠을 때와는 사뭇 다른.
아침 공기의 냄새와 낯설은 그 공기의 감촉이 모든것들을 느끼게 해주니 말이다.
그에게 목요일이란 느낌이 지금의 우리가 느꼈을 그런 것들과 사뭇 다르지 않을거란 생각을 한다.
금요일을 기다리면 주말을 기다리며 자유로운 무언가를 느낄수 있는 시간들을 기다리며 그 기대감으로 하루를 보
내는 그런 단조로운 일상들 말이다.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지도의 바깥으로의 일탈을 꿈꾸며 살아가지만 그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고 바래서 그것들을 내려놓기에는 정말 많은 용기가 필
요하리라.

여행(?)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편안한 그의 일상중에 만난 많은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일년만에 만난 아드리, 그는 어제 만났던 친구처럼 공항에 마중을 나오고, 산책중에 만난 소나기가 그랬으며, 소나
기속에서 만난 금발의 그녀와 노비스도 지도의 밖으로 갔을때 만난 노비스, 쌀국수 집의 그녀도. 
어제는 알지 못했고 오늘 바로 지금 알았을 뿐인 많은 사람들은 친구가 되고,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언제나 지금
여기에 머물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다는것을 그들도 다 알고 있으리라. 

넓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열세살의 노비스, 그 세상이 좋아 넓은 세상을 버리고 찾아온 마이커.
사람들은 자신이 가보지 못한 길에대한 환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한없이 여행자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사랑이 심장을 꺼내놓는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다는것을 알게될 그쯤. 
서로 사랑하지만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것을 알게될 그쯤.
빈공간에 나의 가진것의 목록을 적을때 여백이 작은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될 그쯤.
나를 떠난 연인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것을 알게될 그쯤.
난 내일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싸바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