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트리라는 사람의 영혼을 느끼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장하진.

그는 8년간 사귀었던 여자 친구 최지은이 크리스마스이브에 결혼한다는 사실을 문자로 받는다. 그때부터 그는 공황의 세계와 축배라는 현실의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우스에게 헤라를 빼앗겼다.’ 자신의 여자 친구 헤라는 바람둥이 제우스를 선택하여 결혼한다. 신이라 불리는 제우스를 절대 용서하고 싶지 않지만 복수는 꿈도 꿀 수 없다. 왜냐하면 제우스와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모든 능력을 빼앗긴 채 지구라는 행성에 갇혀 영원히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제우스를 만날 수가 없다. 하지만 제우스에게 빼앗기지 않은 능력 사람들의 영혼을 읽을 수 있는 능력 즉,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소설과는 달리 조금 길다싶은 프롤로그로 시작된 장하진의 이야기는 각각 매번 다른 에피소드들로 이어져있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연결고리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모습과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을 통해 불행한 사건도 해결하며 공황의 세계에 빠지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이 무엇하나 즐거울 것 없지만 장하진 본인은 삶의 순간들을 축제와 축배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처음 책장을 넘기면서 자신의 여자 친구를 헤라라 부르고 절친한 친구를 제우스라 칭하며 자신은 지구의 행성에 갇혀 살고 있다. 그리고 8년간 사귄 여자 친구 최지은에게 크리스마스이브에 결혼한다는 문자를 받고, 그 날 청계천 모전교에서 우연히 만나 하룻밤 축제의 분위기를 가진 여자를 ‘루체비스타’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유치한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지금도 왠지 가슴이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의 허전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소설의 깊이나 진지함을 느끼지 못해서일까. 그렇지만 주인공 장하진이 공황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심리 묘사를 함께 하다보면 그는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얼마든지 축제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이것이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결국엔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음으로해서 공황의 상태에서 벗어나고 행복을 발견하는 주인공 장하진. 그리고 자신의 여자 친구를 뺏어간 제우스에게 오히려 감사하며 지구의 행성을 위하여 축배를 들고 축제를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