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설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소망하면서 이번 소설을 쓴다'는 조정래 작가님의 말씀을 보면서
도대체 경제민주화에 대한 어떤 내용이 들어있길래 그러시는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속에 등장하는 태봉그룹과 일광그룹은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중의 하나로 라이벌 기업에서 인재를 스카웃해오며
문화개척센터라는 부서도 새로 개설하고 비자금조성에 눈을 밝힌다.
돈이면 무엇이든 다 된다고 생각하는 그들.
국세청, 검찰, 언론매체등을 비롯하여 자신들의 사업에 막힘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돈으로 다 해결하고,
스톡옵션으로 50십억대의 돈을 받고,
해외출장겸 여행경비로 억대의 돈을 아무 거리낌없이 흥청망청 사용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가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거나 상상만으로 생각했던 대기업, 재벌들의 일들이 <허수아비 춤>에서는 우리에게 하나의 생생한 현실로 등장한다.
결코 우리가 상상만으로 끝내는 일들이 아니다.
그런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방송, 인터넷등의 매스컴으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책속에 등장하는 대기업들의 일들이 우리 현실에 나오는 그대로의 일들이라는것에 정말로 마음이 씁쓸해짐을 느낀다.

첫장부터 끝까지 돈의 노예가 되는듯한 모습들.

그리고 결국엔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그들.
어쩔수없이 돈 앞에서 약해지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 아닌가하며, 역시나 작가의 예리한 결론으로 잠깐이나마 웃음을 지을수 있었다.
허수아비춤은 재벌그룹의 비리와 부정적인 행위들을 폭로하는듯한 고발을 풍자적인 문학소설로 표현했다.

많은 기업들이 투명경영을 하며 양심적으로 세금을 내고 양심적으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할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보지만
작가님의 말씀대로 그날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기약할수 없는 우리 사회의 과제가 아닌가한다.
경제민주화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허수아비춤> 아주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