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와 하버드생이라는 병합하기 어려울 듯한, 그리고 다채로운 이력을 소유한 금나나가

  알파벳 순에 맞추어 자신의 일대기를, 어떻게 해서 그와 같은 이력을 소유하게 되었는지를 발랄하게

  적어간 책이다. 독특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맙소... 다 썼는데 날라갔다. 꽤 빽빽하게 썼었는데...흠...아무튼 금나나의 행로가 참으로 다채롭기 짝이 없다.

  억척스럽고 쾌활한 시골소녀였고, 교사인 부모를 두어서 집에 혼자에 있어야 해서 동생을 돌보고 키우는 역할을

  했던 모양이고, 과학고를 나왔고,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 좌절도 하고..아버지의 권고로 다이어트를 했다가...

  미스코리아에 나가게 되고...그것이 미스 유니버스로 이어지고... 미스 유니버스 준비 과정에서 영어회화를 배우러

  다니다가 하버드에까지 도전하게 되고...도전의 연속이다. 막막하기도 했을 텐데 몸 사려질 만 한데 도전 앞에서

  참 당차고 씩씩하다. 많은 것을 누렸다며 은근 색안경끼고 볼 수도 있을 텐데 책을 읽다보니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나나는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스스로를 도운 듯하다. 좋은 부모님, 좋은 선생님, 여러 상호작용이

  따랐을 수 있겠지만 그녀의 신념과 의지가.... (좀 구태의연한 해석인가)

 

  신념과 의지 운운해서 그녀를 단지 철의 여인으로 보면 곤란하다.  의외로 엉뚱하고 의외로 막가파이고 은근히

  따뜻한 구석도 있다. 사실 제일 남다르게 읽힌 부분이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였는데 이렇게 살가운 편지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니 멋지다 싶었고 이런 누나를 둔 남동생도 행복했겠지. (물론 약간 설교 같긴 했지만...) 하버드라는 공통분모로

  읽었지만 앞서 읽은 하버드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다. 하버드 스타일은 자유분방한 정신과 엄격할 만큼 체계적인 문체로

  쓰였지만 나나 너나 할 수 있다에서 보여준 금나나 스타일은 훨씬 더 개인적이고 훨씬 더 어디로 튈지 모르고 조금

  어눌하고 어색한 구석도 있었지만 그걸 또 나름 귀엽게 여길 수 있는 매력이 있는 듯. 하버드 스타일에서 더 많은 걸

  배웠지만 이런 책도 괜찮다. 어떤 의미에서? 그냥...머리를 식힌다는 의미에서. 펄펄 끓이다가 이제는 식히는 건가.

  참, 이 책은 엄마가 고르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