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산 책인 듯.  하버드 스타일? 하면서 별 생각 없이 집어들었다가

 엇...괜찮네? 하며 읽어버렸엇다. 나에게 그, 괜찮네를 불어넣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그런 인상만을 가지고 다시 읽어본다. 하버드라. 내겐 하버드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있는 듯하다. 물론 내가 살아 생전 하버드를 다니기는 커녕, 교정을

 밟아볼지도 의문이지만 ... 그래도 괜히 익숙하다. 하버드생이 등장하는 소설들을 좀 읽어서인듯.

 다시 읽는다. 일단 기자 출신이라 명쾌한 문체가 흡입력 있게 느껴지고(기자 출신 저자들의 글은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는 듯) 뭐랄까 하버드생은 이런 이런 점이 놀랍다고 뒤늦게야 1년 거쳐가는

 자신의 소견을 종종 밝혔지만, 힘겹게 버텨가는 와중에 취재와 인터뷰를 병행하며 이런 글을 연재했다는

 저자의 노력이니 실력이니 성향이니도 놀랍긴 마찬가지다. 하긴 그러니 하버드엘 갔겠지만...

 

 

 하버드 스타일을 압축해서 표현하라면, 생각은 자유롭게 생활은 엄격하게가 될 것이란다. 최근 창조성에

 관심을 가지며 강조되는 건, 양이 질을 만든다, 어쨌든 창의적이 되려면 엄청 그 분야에서 노력하고 몰입하고

 거의 미쳐야 한다는 것...흠..워낙 잘 짜여진 강인선 기자의 글을 보다가 나의 이런 소탈하기 짝이 없는 문체를

 보자니....참.... 거리감이 느껴지는구나..ㅠ 어쨌든 이런 자유롭고도 엄격한(역시 아이러니하다) 패턴이 크리에이티브한

 하버드형 인재들을 창출해 내는 모양이다. 물론 죽도록 숨막히고 힘들겠지만 밀도감있는 에너지와 공기는 저절로

 공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묘한 매력을 지니기도 한 듯한데 그 매력에 꽂힐 일은...아마 거의 없겠지..적어도

 공부에는;;;

 

 소소하고 디테일한 일화들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꾀병에는 수프다, 뜨거운 국을 끓여 마시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라는 말도 있는 거구나... 걱정도 불안도 함께 넣고 끓인다는 말이 와 닿는다.

 그리고 내 힘으로 달려야 한다는 것, 인생은 뷔페식당과도 같아 아무 거나 넙죽넙죽 집어먹지 말고 꼭 먹고 싶은 걸

 알차게 먹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등등의 견고한 조언들을 건져올린다. 자 이제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는 나의

 허황된 망상과 우울 같은 거 넣고 푹푹 끓인 내 영혼을 위한 국이라도 끓여 먹고, 인생이라는 뷔페에 차려진 것 중

 가장 내 입맛에 맞는 무언가를 또 골라봐야지..했더니... 그럼 너무 배가 불러지려나.... 아무튼 영혼을 살찌우는,

 어쨌든 펄펄 끓여주는 책이었나 보다, 하버드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