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김혜남이라는 작가를 처음으로 알려준 책. 친구가 선물한 책인데 세어 보

  이 친구가 선물한 책이 네 권 정도 되는 듯.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심리학 책을

  정식으로 접한 게 거의 처음이었고 심리학이면 거의 어렵고 딱딱하다 간주했던 나의

  편견을 보기 좋게 불식해준 책이기도 하니 여러가지로 의미가 크다.  이후부터

  심리학 분야 저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좀 과장이려나. 눈이 뜨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사실 요즘 대부분의 책들을 다시 읽고 있지만 이 책은 특히나 여러번 읽었던 책이라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또 새롭게 불어오는 것들이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성인기의

  정신발달의 척도를 보여주는 기준이라는 말이 특히 의미심장해 제목으로 삼았고, 기억은 재구성되는

  것이다, 라든가 우리는 매우 조건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와 같은 명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책을 처음 접할 때만 해도 운명적인 사랑이나 절대적인 기억을 믿었던 모양이다. 흠, 나 지금보다도

  더 순진했었나 봐;;; 지금이야 기억이 재구성된다는 전제야  당연한 거고.... 그걸 당연히 머리로 받아들이면서도

  매번 스스로의 기억의 풍경이나 감정에 절실해진다는 건 우스운 일이기도. 역시 머리부터 가슴까지의 거리는

  참으로 멀다.

 

  실제 사례들을 풍부하게 다루고, 영화와 소설, 연구결과, 기사 등 다양한 사례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일상 속에서의 사랑과 심리 속에서 보다 자연스럽고 다채롭게 "나는 정말 (내가 사랑한다고 믿는) 너를 사랑하

  는 걸까",  혹은 애초에 "나에게 사랑할 능력이 있는 걸까" 를 점검하게 만드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