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사오신 책인 듯한데 얼핏 보았던 느낌이고 그래서 당시엔 반향이 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반향이 나까지는 통과하지를 못했다. 그런데 3년이 넘고 난 지금에야 어쩐지 더 아릿하게

  다가오는 건 왜인지. 마지막 강의, 마지막으로 선사할 강의에, 자식들에게 남길 자신의 모습을

  남기는 자리에 랜디 포시 교수가 남들과 다른 본인만의 특성으로 생각한 건, 강점으로 삼는 건

  꿈을 실제로 이루기, 에 대한 과정이다. 요새 창조성인가 두뇌인가를 넘겨다 봐서 그런지 나는 원래

  시각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다, 라는 멘트도 유달리 다가왔고 책 곳곳에 담긴, 마지막 강의에서 시각적으로

  공유되었을 이미지들을 감상하는 일도 즐거웠다. 장난스러워 보이는 랜디 교수의 어린 시절, 공식과 그림으로

  장식한 독특한 방, 아름다운 아내, 혼자 우유 먹는 방법을 배운 어린 딸 클로이의 모습 등이 저자가 어떤 식으로

  삶에서 꿈으로 다가오는 걸음을 내딛었는지를 잘 담아내었다.

 

  강조되는 충고는 바로 장벽에 대한 것. 서너번인가 반복되어서 그런지 이 장벽을 어떻게 다루고 대처하느냐가

  꿈을 이루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다가왔다. 장벽은 내가 그 장벽 너머에 있는 무엇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가를 보여줄 기회이자 실제로 당신을 더 간절하게 만드는 대상이기도 하고 나 스스로에게도 스스로의 절실함을

  시험해 볼 수 있게도 하며...(헉헉) 마지막으로 그 장벽을 넘는다면 장벽을 아직 넘지 못한 사람들에게 넘어갈 용기를

  부여할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이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뤄가도록 돕는 것도 근사하고 의미있는 일인 듯하다. 꿈을 물려준다..라는 말 또한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정직하라는 것, 나한테 정직하게 충고하는 '네델란드 삼촌' 과 같은 이를 소중히 여기라는 것, 힘든 상황에서는

  그저 안장에 말을 얹고 담담히 나아가라는 것, 랜디 교수의 충고는 최근 잠들기 직전 침대에서 책을 뒤적거리는

  습관이 새롭게 생긴 나를 때로는 고무시켰고 때로는 반성하게도 했다. 이런 충고들. 처음 이 충고들을 접했을 때와

  지금 다시 접해보는 나. 그 사이의 시간들. 그 시간이 만들어냈을지 모르는 어쩌면 얼마 되지 않을 변화. 한 권의

  책과 한 사람의 독자, 그 사이의 공명과 파장,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던, 어느 잠들 무렵의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