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간서치 이덕무 선비를 통해, 조선의 독서계에 입문을 시작하였다.

  워밍업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를 먼저 열었는데 읽기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그 안에 깃든 속뜻이 참으로 깊고 오묘하다.  조선 지식인 선비들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하지는 않았을는지.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에서는 선인들이 이런 지침을 내려주었다, 라는 사실보단 그들이

  당시에 어떤 자세로 독서에 임하고 있었으며 이에 숙연했으며 그를 즐겼느냐 하는 당대의

  모습이 더 다가왔다. 물론 다양한 독서의 방법을 접할 수도 있었고, (박학/ 심문/ 신사/ 명변/

  독행의 다섯가지로 정약용의 다산시문집 수록) 무엇보다도 출처가 확실하여 단순히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이렇게 읽고 쓰고 가르치고자 했다 라는 실증적/ 고증적 측면이

  강하기도 했다. 

 

  책을 읽는 방법 중의 하나로 추측, 자신의 힘으로 혼자 책에 대해 생각하는 행위가 강조되어 있었다.

  독서의 강조점으로서의 추측이라. 미루고 생각하고 헤아려 이치를 깨닫는 행위를 일컫는다 하니

  그동안은 저자와 세간의 말에 더 많은 중점을 두는 독서가 아니었나 하고 되돌아 생각해 봄.

  표정훈은 독서행위란 독자가 저마다 익명의 주석가가 되는 것이라고도 하였으니 이렇게 익명의

  주석을 붙이는 일이 추측과도 맞닿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해 본다. ^^

 

 

  첫번째 독서노트의 주인공은 이이인데 독서가 일상 생활임을 사람들이 깨닫지 않는다는 데에

  개탄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을 커피 한잔이나 식사처럼 늘상 접하는 일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이 상기되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유사한 것도 있고 그때와 지금은 달라

  당대가 좀 더 엄격하고 고고한 구석도 있었다. 그러나 독서에 있어서 또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단순히 앉아서 읽는 일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마음밭을 가꾸고 실천하는 자세임이 독서노트 전반을

  관통하는 주요한 요지임을 느꼈고 이는 지금에 이르러도 변함없이 재조명되어야 한다는 추측 이상의

  확신을 가져본다. 간략한 내용들의 조합인데다 며칠 지난 터라 다소 두서없는 리뷰가 되었음을 반성하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