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곰 서점 시리즈의 네 번째 사건 파일을 만났다. 조용한 무더위, 이별의 수법, 녹슨 도르래에 이은 불온한 잠. 주인공이자 주업 백곰 탐정사의 탐정, 부업은 살인곰 서점 아르바이트생인 40세의 여성 탐정 하무라 아키라. 그동안의 시리즈에서 이래저래 사건은 해결하지만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안쓰러움을 가득 품고 있는 캐릭터라서 더 애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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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4가지의 사건 파일이 등장한다. 그동안처럼 네 가지의 사건 중 한 사건의 제목이 바로 불온한 잠이다. 4개의 사건 중 개인적으로 두 번째 나온 새해의 미궁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도 역시나 아키라는 사건을 해결하면서 몸의 어려움(?)을 당한다. 그나마 새해의 미궁 속 고통은 그동안의 부상 축에도 끼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주업이 탐정이지만 실제로 의뢰인이 탐정사를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하청 알선을 해주는 도토 종합리서치의 사쿠라이 하지메를 통해서 사건이 들어온다. 물론 박봉에다가, 이런저런 신경 쓸 일들이 등장하기에 내가 아키라 입장이라면 안 하고 싶지만 그럼 사건 해결이 되지도 않고, 탐정이라 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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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나는 탐정이 될 수 없겠다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키라에게 맡겨진 일을 겉으로 봤을 때는 탐정이 필요한 일이 아닌 그저 심부름이나 단기 알바 형식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뢰인 의도를 파악하는 눈썰미를 보면 역시 탐정이다 싶다. 물론 아키라가 굳이 그런 일을 맡는 이유는 지극히 경제적 필요 때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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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둔 어느 날, 하야시다 빌딩의 경비원으로 야간근무를 해달라는 의뢰 아닌 의뢰가 들어온다. 전 주인의 자살 이후 유령이 출몰한다는 폐건물에 경비원이라니... 야간 할증에다 도시락과 귤 그리고 새해 떡값까지 얹어 준다는 말에 결국 아키라는 그 일을 수락한다. 문제는 추위. 하지메가 히터를 챙겨주었는데, 아키라 앞에 근무를 섰던 경비원이 가스를 바꿔치기 한 터에 결국 밤새 추위에 떨게 된다.(이게 이번에 겪은 부상? 이니 다행이다.) 경비를 마치고 돌아온 아키라에게 기미하라 가에데라는 여성 사무원이 얼마 전 경비원이었다가 사라진 구도 쓰요시를 찾아달라는 의뢰였다. 갑자기 사라진 이유가 바로 저주에 걸렸기 때문이라니...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자 현재 임신 중이라는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 아키라는 결국 사건을 맡게 된다. 그리고 구도를 찾아가던 중 그들과 엮여있는 사건의 내막을 발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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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이번에도 아키라는 안쓰러움의 탐정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사건을 결국은 해결하지만 늘 냉철한 그동안의 탐정의 이미지와 다른 것은 너무 착해서 오히려 역이용 당하기 때문인 것이다. 사실 탐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거리가 있는 캐릭터긴 하다. 잔정도 많아서 거절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탐정 특유의 촉은 대단해서 결국 작은 실마리로부터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찾아낸다. 그렇기에 자꾸 애정이 가는 걸 보면 이 또한 와카타케 나나미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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