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여름이 다가오면 여행에 대한 생각으로 여행 서적들에 더욱더 관심을 갖게 된다.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지금까지도 여행서적들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가고 싶은 여행지를 모두 여행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하는 재미는 커다란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일본의 교토를 책을 통해 저자의 특별한 여행길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저자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부과하는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교토행 여행을 감행하게 되고 6개월간의 시간동안 교토에서의 새로운 삶을 보여주고자 한다. 출국 전 교토 현지의 살 집을 구하는 한편 일본어 코스 등록을 마치고 교토로 출발한다. 교토에서 지낼 아파트에 도착한 후 여장을 풀고 가까운 시장에서 배고픔을 달랜다. 이렇게 교토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교토탐험을 시작하게 된다.

  다음날 만화영화 주인공 아톰 상을 볼 수 있는 교토 역에서 시작하여 일본의 3대 박물관의 하나인 교토국립박물관, 본당의 길이가 120미터로 목조건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주겐도, 겐지모노가타리에 나오는 로쿠조인 저택의 하루노고덴이 1/4크기로 재현되어 있는 풍속박물관, 교토의 모든 것을 축약해 보여주는 시조 가와라마치, 윤동주 시인이 다녔다는 도시냐 대학, 금각사, 우주를 축약해서 형성화한 석정이 있는 료안지,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 도후쿠지, 독특한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에이칸도, 쇼군을 위한 처소인 니조죠, 매화의 매력이 숨 쉬는 기타노텐만구, 자연의 각석이 화려하게 어우러지는 슈가쿠인 리큐, 교토조형예술대학, 한국 미술품 전시관인 고려 미술관, 한국 식당 리세, 개성 넘치는 카페, 작고 예쁜 물건 등이 모여 있는 기온 거리를 소개한다.

 다음은 교토 부근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 지역 구라마와 교토 시내보다 5~10도 낮은 계곡지대로 여름철에 특히 사랑받는 기부네, 넓은 하천과 함께 연출되는 수려한 풍광이 매력적인 아라시야다, 유명한 사찰 산젠인 등을 여행한다. 각각의 명소마다 깊이 있는 지리학적, 역사적 소개와 더불어 각 명소들의 자리배치나 내부모습을 아주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사진을 좀 더 크게 볼 수 있었으면 했던 아쉬움을 덮어주고 있다. 또한 일본어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올라탄 열차에서 만난 미국여인, 천사 같은 신디, 일본에서 사귄 유일한 일본인 친구 시오미 상, 한국에서 태어나 스웨덴 부모에게 입양된 헨릭과의 만남, 학교 밖의 일본어 선생님이 되어준 나다 상등 일본교토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교토는 불교문화가 융성했던 시기의 수도였던 만큼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많은 유적지, 절, 신사 등이 있고 일본 전통문화를 잘 전승하여 많은 문화공간을 조성해 각각의 명소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이용해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 개하는 상업적 마인드가 뛰어나다. 또한 교토의 사람들의 모습은 대체로 질서의식이 강하고 친절하며 예의바르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것 같고 예술적 감성으로 가득 차있는 도시다. 저자는 일상의 권태와 무기력한 지친 삶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생활을 꿈꾸고자 교토를 선택했고 새로운 생활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보낸 시간들을 회상하고 있다. 도쿄의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워 갈 수 있는 조그만 카페를 열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