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계간지 ‘아시아’는 2006년 여름에 창간호가 출간되었다.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예술, 사회를 읽어 내고 세계인과 그 가치를 공유하려는 열린 매체이다. 2011년 가을호에는 중국 당대 작가 4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중국을 접한다.

 

  당대 작가 4인이 쓴 4편의 소설을 통해 중국의 문학흐름을 짚어보며 각각의 작가들이 내뿜는 개성 넘치는 글은 독자가 중국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하늘을 나는 신부], [류향장]은 현재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와 이와 더불어 인간성 상실 등의 인권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돼지기름 한 항아리]는 서사적인 이야기 전개를 펼쳐 한 여인과 그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욕망, 야망을 그려내며 격동하는 사회 분위기도 그려내고 있다. [덧없는 인생]은 독자로 하여금 쑤저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느끼게 하는 신비로운 글쓰기를 보여준다. 몇 번이고 쑤저우에 여행을 갔으나, 이 글은 길을 헤매게 만든다는 쑤저우의 작은 골목을 찾아가고 싶어지게 만든다.

 

내가 중국 문학을 공부했기에 익숙한 배경과 지명, 인명으로 인해 중국 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 보다 책을 읽는 흡입력이 강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대 문학의 흐름은 눈에 잡히지 않는다. 중국의 역사와 정치, 경제를 잘 알고 있다고 해서 그 문학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계간지에 실린 문화 평론이 현대의 중국 문학을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중국인의 시각으로 중국 문학을 평한다. [거시적 비교문학 관점에서 본 중국 전통문학의 문화 특성]에 대한 왕샹위엔의 글은 내가 중국 문학의 특징을 다른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목을 기르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중국만이 갖는 문학의 고유적 특성이 무엇이며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사료를 들어 논리적으로 풀어나간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아시아의 도시와 문학-베이징] 편에는 중국 작가 2인과 한국 작가 1인이 자신들의 베이징에 대해 서술한다. 작가들을 통해 여러 베이징을 만난다. 베이징은 태어나고, 자라고, 앞으로도 삶을 이어갈 곳이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있지만, 이와 동시에 역사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베이징의 허구성에 대해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베이징에 머물면서 삶의 한 부분을 공유하게 되는 중국의 중심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퍼져 나온다.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아시아의 문학-중국 을 느낄 수 있는 이번 호에는 중국의 신화, 전설, 민담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또한 몽골, 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작가의 시들이 수록되어 있어 아시아의 역사와 비애를 경험할 수 있다. 일본의 대지진 311을 통해 국가에 대한 불신감과 정치적 변화 조짐을 패전과 비교해서 조명한 특별 기고도 인상 깊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