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베이비”--아기의 행복이 보여요..

『슈퍼베이비(초록물고기 出)』를 처음 접하며 제목에서 ‘슈퍼맘’을 연상했던지라 이 책 또한 소위 잘나가는 아이를 만들기위한 ‘영재 만들기 프로잭트’같은 상업적인 육아책이 아닐까라는 섣부른 판단을 했던점을 반성한다.

   이 책은 서문에도 나오듯 ‘영재 만들기에 관한 책이 아니다.’

셋째 아이를 낳은 후 바로 이웃에서 추천해준 ‘베이비 위스퍼’라는 유명한 육아서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이미 첫째 둘째를 모유수유하며 ‘내 식대로(?)’ 키웠던 터라 ‘베이비 위스퍼’의 육아내용들이 일견 타당하면서도 ‘서양식 육아가 아닌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 ‘슈퍼 베이비’는 지극히 내 주관적으로 ‘베이비 위스퍼’를 능가하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젠 버만’박사도 ‘베이비 위스퍼’의 저자 ‘트레이시 호그’등 저명한 육아교육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훌륭한 저서들 속의 내용들을 적용해가며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아기를 훌륭하게 키우는것보다 행복한 아기로 키우기위한 진정한 조건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동양에서도 물론이거니와 서양에서도 아기의 생애 첫 3년에 대해 참으로 중요한 시기라 인정하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아이가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자의식을 키우고, 신뢰를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모가 아이의 발달을 도울수 있는 기회의 창 대부분 역시 이 시기에 열리는데, 창이 열리는 시점과 적절한 대처 요령을 아는 부모만이 그 기회를 제대로 잡을수 있다.’ 고 말한다.

  이 책은 12개의 chapter로 이루어져있다.

<말은 쉽다고? : 아이와 인격적으로 대화하기>, <도무지 모르겠어? : 아이의 신호 읽기>, <손으로 전하라 : 터치의 중요성>, <진정한 대화 : 언어발달 자극하기>, <손으로 말하세요 : 사인언어>, <국경없는 아기회 : 외국어 배우기>, <우리 아기가 책을 잡았어요>, <또 다른 토이스토리 : 놀이의 중요성>, <바보상자에서 벗어나기>, <우리 아기 녹색생활 : 유해화학물질 줄이기>, <우리 아기 먹거리 : 식생활과 영양>.. 부록으로 <육아와 보육>, <유치원 보내기>, <육아시간표 샘플>, <영아돌연사 증후군 위험률 줄이기> 등이다.

  이 chapter만 본다면 ‘시중의 육아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주제들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용들을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여러 육아서를 훑어보았지만, 이 책만큼 진지하게 관심이 가고 근 6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고 싶었던 육아서는 없었다.

  예를 들어 8번째 chapter인 <우리 아기가 책을 잡았어요>에는 그간 내가 아이를 키우며 궁금했던 책읽히기에 관한 정리가 깔끔하게 되어있다. 이 부분만 읽으면 이 시기에 아이에게 어떤 책을, 어떻게 읽혀야하는지가 쏙쏙 이해가 되게 잘 나와있다.

   9번째 chapter <또 다른 토이 스토리 : 놀이의 중요성> 에는 많은 부모들이 똑똑한 아이로 키우겠다는 욕심에 간과하는 ‘놀이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놀이를 잘 하는 아이야말로 문제해결력, IQ, 창의학습능력, 집중력, 언어능력, 자율성, 사회성이 높고 난관을 극복하는 저력을 키워준다. 그러나 현대에는 이토록 중요한 놀이가 아이의 생활에서 사라지고 있고, TV나 학습완구, 정해진 수업, 낱말카드, DVD등이 놀이의 영역을 침범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저자는 이러한 영재식 수업이 주는 해악과 놀이의 놀라운 효과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또 어떠한 놀이들이 이 시기의 아이에게 좋은지, 엄마가 어떻게 놀아주는지--결코, 준비물이 필요하거나 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보행기, 쏘서, 점퍼루, 모형조립 장난감, 전자 장난감, 완구, 상업화된 장난감등의 문제점.. 어떤 장난감이 좋은가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아기는 내 속에서 나왔지만 나와 다른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이며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키워지는’대로 자라기 때문이다. 부모이기에 아이는 기쁨이면서 육아에 대한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이 책 ‘슈퍼베이비’는 너무도 중요한 아이의 생애 첫 3년동안을 진정 행복한 아기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주는 지혜롭고 노련한 전문가의 진정성있는 간곡한 부탁이다. 이 책을 꼼꼼이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