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아이 첫 시험을 무사히 치뤘다.
사실, 작년에 와선 국제학교에 다녀서 시험을 보지 않다보니
작년 봄에 입싱하기 전 부랴뷰랴  1학기 중간고사를 치루고 일년만이다.

영어, 중국어, 수학.
수학이야 그렇다고 치고 영어는 교과서가 없으니 공부가 만만치 않고, 중국어는 이제 겨우 배운지 2달. 병음[중국어의 영어 발음, 성조]읽는게 고작인데 시험이라니 얼마나 긴장된 순간이던가!

학교에서 간혹 갖고 오는 시험지는 영어, 수핫, 중국어 모두 성적이 좋은데 막상 혼자 문제집을 풀어보라고 하자 영 결과가 신통치않다. - 아, 수학 제외.

중국어는 그야말로 듣기평가를 했던 거였다. 그림을 보고 한자 병음을 불러주면 고르는 것. ㅋㅋ
할 수 없이 엄마가 중국어 공부를 하기로 했다.
Tution을 하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이다보니 그 양이 적다.

다행히 여기서 갖고 간 전자사전이 중국어 발음지원까지 되기에 열심히 사전을 두드리며 아이 중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를 다 찾아 뜻을 쓰고 병음 표시를 하고...
작년에 먼저 와서 그 학교에 입학한 한 엄마가 자신의 아이가 쓰던 중국어 교과서를 줘서, 참고하며 좀 더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아이 덕분에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엄마 발음이 영 신통치않다고 구박이다. ㅠㅠ
"넌, 매일 학교에서 한 시간씩 하잖아! 엄마도 학원다니면 잘 할 수 있어."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머니가 문제인 걸 어찌하랴!

공포의 영어.
듣기 실력은 엄마를 월등히 앞선 아들. 덕분에 요즘엔 아들을 앞세워 다니면 좀 편해진 듯 하다. 하지만 아직 유창한 영어 말하기 실력을 기대하기란 시간이 더 지나야 할 듯.
그래도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놀 때, 혹 수업에 필요한 기본 의사소통은 별 문제 없어보인다. 담인 선생님 심부름도 하는 듯 하니 마음이 놓이고.

영어는 교과서가 없을 뿐 아니라, 문제는 시험이 학교에서 배운 문장이나 본문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우리나라 국어 시험을 초등학생부터 그렇게 낸다고 하면 아마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까!

평소 실력과 함께 꾸준한 영어 실력을 기르지 않는다면 영어 점수는 절대 늘지 않는 싱가포르 시험.
여기도 꽤나 주입식 교육이긴 하지만, 단순히 사지선다형 문제가 아니라 주관식 서술형 문제  Open-ended Question.  듣기평가 Listening, 구두시험 Oral Test, 영작 Writing(Composition) 등 정말 다양하다.

그게 초등 1학년부터 이뤄지니 싱가포리언들도 열공하는 아이들은 주중에 놀 시간이 없다.  작은 나라의 경쟁력이 여기서부터 나오니 다른 영어권 국가와 상황이 다른 것도 당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지난 금요일 학교에서 와서 아이가 세 과목 시험 점수를 말해주었는데, 그런대로 괜찮다.  자기 말로 수학은 자신이 제일 잘 했다고 하고 영어도 자기 분단에서는 자기가 제일이라고 하던데 ㅋㅋㅋ

하지만 앞으로가 더 큰 일이다.
이번 시험은 무척 쉬웠으니까.

시험 후 며칠은 신나게 놀고... 하긴 시험공부도 겨우 일주일 중국어에 집중해놓고, 그래도 노는 덴 일등이다.

하지만 앞으로 중국어를 나와 아이가 어떤 식으로 공부하고 Tutor에게 어떻게 도와달라고 할지 대충 방향을 잡은 게 큰 수확이다.
나 역시 영어 실력은 늘지 않고 이러다 중국어를 먼저하게 될런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