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전자레인지와 가스렌인지                                                                  2009-03-22

처음 싱가폴에 와서 다들 가스레인지를 바로 켜지 않고 무슨 업소용 커다란 가스레인지처럼 가스건을 대고 점화하는 걸 보고 놀랬는데...

나중에 싱가폴에 사는 한국 분들을 많이 만나서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와 정보교환을 하다보니 가스레인지가 오래 되어 교체해야 하는데, 렌트를 해주니 집주인들이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험상황이란 것이지.

게다가 어젠 전자레인지에 핫팩을 데우는 중에 전자레인지가 스위치를 눌러놓은 2분이 지나도 계속 돌아가는 바람에 큰 일 날 뻔 했던 일이..
오늘 아침엔 음식을 살짝 뎁히면서 1분 그 짧은 동안 내내 전자레인지 앞을 떠나지 않았다.

어제 핫팩은 결국 터져버리고 - 아파서 찜질을 하려 했더니만 ㅠㅠ
난 주방 바닥에 파편이랑 전자레인지를 닦느라 바빴을 뿐이고.

고장이 나도 책임 문제 때문에 무척 복잡할 것 같고
내 집 물건이 편하지

처음엔 집 구할 때 침대며 장롱 등 모두 갖춰져 있다고 좋아했는데, 아이랑 살다보니 이런저런 불편함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망가지면 물어줘여 하고, 고장나서 고칠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구나 침대가 망가질까봐 조마조마 ㅋㅋㅋ

그래도 일단 필요한 게 왠만큼 있으니 다행이지
기러기 생활에 이런 거 하나 없이 달랑 집만 있으면 다 사야 하는 것이니까.

예전에 다른 한국분이 노 퍼니쳐 콘드를 렌트해서 그 집에 놀러갔던 적이 있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이 침대와 장롱, 냉장고와 세탁기 달랑.

거실은 썰렁하고 - 게다가 바닥이 마루가 아닌 대리석인지라 차갑고
심지어 그릇에 이불, 베개조차 없이 피난 아닌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걸 보며
그래도 아무리 낡은 것이라도 살림할 수 있도록 이것 저것 집 안에 물건들이 있는 게 다행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