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음악 그림책

 

우리 아이도 이 시리즈처럼 음악을 신나게 배웠으면 좋겠다.  나 역시 어려서 피아노를 배우는 게 무척 싫었는데, 우리 아이도 나를 닮았는지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싱가포르에 와서 배우던 피아노 레슨을 그만둬야했을 때 무척 신이 났으니까.

 

지금 다른 악기를 다시 배울래? 하고 물으면 그래도 이왕 악기를 배운다면 처음에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치는 게 낫겠다고 하지만,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바이올린이나 플룻, 클라리넷 같은 악기를 하나 배웠으면 하는 엄마의 생각이다.

 

이 책 시리즈를 처음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다양한 음악 레슨이 이뤄지는 하나의 커다란 공간이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각각의 책들이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이야기가 나와있기 때문에 참 유익하고 지루하지 않고 너무나 재미있게 잘 보았던 책이다.

 

이 책 시리즈를 처음 읽었던 때가 벌써 5년 정도 전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땐 4권이던 시리즈가 어느 새 7권이 되었으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이 책을 처음 읽고나서 우리 아이는 악기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아졌다. 악기 박물관에 가봐야지 하면서 자꾸만 미루게 되었지만, 피아노를 배우고 연주회도 가면서 책 속에서 본 악기를 만나게 되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첫번째 이야기는 <나와 오페라 극장>이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 두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할아버지를 따라 오페라를 보러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 역시 가끔은 음악 쪽에 누구를 알고 있다면 멋진 공연 티켓 같은 것을 좀 쉽게 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조카 아이가 어린이 오케스트라에 있어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데 몇 년동안 쭈욱 공연을 갔던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이 연주를 하던 장면이었지만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연습을 하였고 악기 연주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 어떤 연주보다 더 훌륭한 연주회를 본 것 같았다.

 

오페라 극장 안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우리도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구경을 하였다. <헨젤과 그레텔>을 함께 관람하고 내일은 무대 뒤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여주겠다고 약속을 하는 할아버지의 말에 우리 아이랑 나도 내일이 기다려졌다.

 

이런 무대 뒤를 구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비록 책 속이지만 함께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동화 형식을 된 책과 자세하게 그려놓으면서도 그림 속 생쥐처럼 아기자기한 그림이라서 마음에 쏙 들었던 책이다.

우리 아이는 그림 속에 숨어있는 생쥐를 찾는다면서 더 좋아하였고...

 

두번째 책은 <나와 음악회>이다.

첫번째 이야기에서 오페라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제 음악회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인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무척 많은 악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악기에 대해 조금씩 알 수 있다. 이번에는 주인공 소년이 삼촌을 따라 음악회에 가게 된다. 루드비히 삼촌은 관현악단의 첼리스트라고 하는데...

 

우리 아이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자신도 형과 같이 바이올린도 배우고 첼로랑 여기 나오는 악기를 다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음악에 대한 흥미와 자신도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였는지 생각보다 쉽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은 다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꼭 다시 악기를 연주하게 되리라 믿어본다..

 

역시나 중간 중간 그림 속에 나오는 재미있는 동물들이 아이로 하여금 이 책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것 같고...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책 양쪽 페이지에 한가득 그려져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도대체 몇 명이냐고 물어보는데 너무 많아 정말 몇 명인지 세기가 힘들었던 그림.

아이랑 내가 알고 있는 악기를 찾아 서로 이름을 말하기도 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아이랑 재미있는 연주회장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그런 책이었다.

 

이제 세번째 책은 <나와 음악학교>로 악기를 배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악기를 선택해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었으면 하고 부러웠다.

주위에 있는 학원이 거의 다 피아노 정도... 여기 나오는 음악학교는 아이들이 와서 어떤 악기가 마음에 드는지 탐색해보고 악기 소리도 들어보고 직접 한 번 연주해보기도 하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 너무 부러웠었다.

더구나 생일선물로 받은 상품권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데 필요한 돈을 주겠다고 한 할머니의 사랑이 담겨있는 것이었으니...

 

드럼, 피아노, 리코더, 기타, 리듬악기 등. 정말 다양한 악기들이 총집합 되어있는 음악학교.

정말 이런 음악학교가 있다면 아이들은 늘 즐겁게 음악을 가까이 하고 자신의 적성과 기호에 맞는 악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싱가포르에선 우리나라보다 악기를 배우는 게 더 어렵다. 매일 가는 피아노 학원은 있지도 않고, 일주일에 한 두 번 피아노를 배우려해도 집으로 오는 튜션 선생님을 구하거나 아니면 음악 센터에 가야하는데 집 근처에 있지 않아서 그런지 쉽지 않다.

 

<나와 악기 박물관> 이다. 역시 책 제목처럼 다양한 악기들을 만날 수 있고 또 악기 이름이나 종류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악기 박물관에 간 아이들. 아주 오래된 악기에서부터 최신식 악기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악기들이 총집합이 되어있었다.

너무 재미있게 생긴 악기들도 있고, 우리 아이에게 우리나라에도 악기 박물관이 있다고 했더니 빨리 가자고 졸라댄다.

 

그게 번써 몇 년 전인데 아직도 못가고 있으니... 우리 아이는 악기 박물관에 대해 요즘은 거의 잊어버린 것 같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악기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면 책을 읽으면서 참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정말로 정교한 악기 그림들과 재미있는 설명은 우리 아이 눈높이에 딱 알맞았던 음악책이었다.

 

기회가 닿으면 우리 아이와 함께 바이올린이며 첼로, 플룻이나 클라리넷. 그리고 멋진 금관악기나 드럼과 같은 것을 실컷 체험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꼭 가져보고 싶다.  며칠 이렇게 악기를 탐색한다면 자신이 배우고 싶은 악기를 조금은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을텐데, 그런 기회를 마음대로 갖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책 속에서 다양한 음악 지식을 알고 음악을 느낄 수 있어서 조금의 위안을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