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진 것이 많지만 자신이 가진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것, 반복되는 일과 직장, 살이조금 쪘지만 아픈곳 없는 나의 몸 등등 너무 당연시 되어 소중함이 무뎌지는 것들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 모른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은 내가가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해야 하는지를 깊은곳에서 끌어당겨 스스로 감사하지 못함을 질책하게 만든다. 산이 울렸다 또한 여지없이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한다.

아버지 사부르와 그의 아들 압둘라, 딸 파리, 새엄마를 중심으로 세대에 걸쳐 그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작과 달리 전쟁과 그들의 혹독한 삶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아픔을 가진채 현실을 살아 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의 전부인 자신의 동생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압둘라, 가족과의 헤어짐의 슬픔을 느끼기기에 너무 어린나이인 파리와 그녀의 새가족, 압둘라의 새엄마와 그녀의 오빠, 쌍둥이 자매 등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전혀다른 듯하지만 하나 실처럼 연결되어 있다. 각기 다른 부재와 슬픔을 갖고 있지만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간다.

고단하고 아픈 삶이지만 그것이 그들의 삶이고 그 삶을 사는 것이 그들 자신이다.

아프다고 발버둥치려 하지도 않고 슬프다고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처럼.

누구나 살면서 아픔을 겪고 상처를 받는다. 모두가 아픔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그들이 가진 부재의 아픔과 상처는 배경과 지역이 다를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아프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그 현실을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각자 그저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가족이라는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 아프지만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은 가족이며 끝까지 나를 지켜주는 것 또한 가족이다. 현대사회에 우리가 가족이라는 관계의 의미를 점차 잃어 가고 있는 것에 대해 대한 각성의 촉구 일까?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가족이라는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가족이기에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 죄책감에 늘 아픔을 가슴에 뭍기도 하지만 용서하고 아픔을 치유하게 하는 것 또한 가족이다.

각박해져가는 사회속에 가족애와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우리에게 그 의미를 되새겨보라는 작가의 뜻깊은 배려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