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주류에 가려져 많은 일을 함에도 쉽게 빛을 볼 수 없는 집단이 있다. 왕의 가장 가까운곳에서 손발이 되어 보필하던 궁녀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각 분야별로 나누어진 궁녀들의 일상은 언듯언듯 비춰질뿐 그녀들의 생활상을 자세하게 알 수 없었다. 비록 역사의 뒷편에 있았지만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갔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역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중궁궐에서 궁녀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녀들은 궁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왕과 측근들을 가까이 해야 하기에 그녀들은 엄격한 교육과 궁녀가 되는 혹독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또한 목숨을 다할때까지 궁궐을 나올 수 없었다. 중병에 걸려 치료가 안되거나 나이가 너무 많아 업무수행이 안될때에 궁궐을 나올 수 있었다고 하지만 결국 입궐하면 늙거나 죽을병에 걸려야만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들의 삶은 고단했을지 모르나 궁에서 생활하는 궁녀들은 월봉과 반찬거리 옷감을 하사 받으며 재산을 축적했다고 한다.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상궁들은 기생과 궁내 노비들과 동행하며 사치스러운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하니 사생활이 없을 것 같았던 궁녀들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다.

모시는 상전과 함께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끝까지 의를 지키는 궁녀에서 부터 시대상황에 따라 도덕성을 잃은 궁녀까지 작가는 그녀들의 일상을 통해 그녀들의 삶을 보여준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궁녀로서 그녀들의 삶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들의 노고와 희생은 역사의 한부분을 만들었다. 주류가 되지 못하면 주목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그 시대상과 삶을 더 자세히 보여준다. 지금 나도 비주류이기에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역사는 한사람에 의해 흘러가는 것이 아니기에 관심을 살짝 돌려 보는 것도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