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 신작이 나왔을 때 구매하고 한참을 책장에서 숙성시키다 휴일을 맞이해 덥석 집어들었다. 신선한 시각의 책이었다. 살인자! 25년 전까지 살인을 했던 살인자가 어떤 계기로 살인에 흥미를 잃고 나이들어 치매를 앓기 시작하며 현실과 기억의 경계가 무너지는 이야기.

	요즘 자꾸 넘어진다. 자전거를 타다가도 넘어지고 돌부리에 걸려서도 넘어진다. 많은 것을 잊었다 . 주전자를 세 개나 태워 먹었다. 은희가 병원에 진료 예약을 잡았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내가 소리소리 지르며 화를 냈더니 은희는 한동안 잠자코 있다.
페이지 : 10

자신의 딸 은희에게 나타난 그, 그에게서 살인자의 향기가 난다. 동물들은 서로의 냄새로 적을 알아차리 듯 그에게서 자신의 딸을 지키고자 마지막 살인 계획을 한다.

그를 잊지 않기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그자를 죽이기 위해 준비한다. 그 치밀함과 주도면밀함에 소름이 돋는다.

	난생처음으로 필요에 의한 살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평생 오디오를 수집하던 남자가 회사의 지시로 행사용 앰프를 사러다니게 되면 아마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페이지 : 70

은퇴한 살인자는 이야기 한다 "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살인의 기억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하나씩 밝혀지는 살인의 증거들!

자신의 기억속에서 혼란이란 이름으로 고립되어가는 주인공. 그의 세계가 무너지고 우주의 점조차 사라지는 이야기.

현실이 온전히 거짓일 때, 인간의 한없이 작은 그 모습을 담고 있다.

참신한 주제, 힘있는 문체, 응축된 문장!!

책을 읽으면 쉴 수 없는 반전과 심리묘사. 소름돋는 반전의 매력이 있는 책이다.

살인자의기억법, 김영하,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