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의 신작, 예약 구매를 신청하고 사춘기인 조카에게 선물했다. 한 청년의 사랑, 그리고 순례이야기 그녀의 시선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지 어른이 되어도 성장통이 멈추지 않는 어른아이로써 당당이 선택해 보았다.

미카엘,안젤로, 요한 세명의 절친한 수사들의 이야기를 상기하며 시작한다.

큰 키, 터무니없이 가벼운 체중, 유약해 보이나 날카로운 인상, 거무스름한 피부색, 명석함을 지닌 미카엘, 아름다운 유체의 비율, 조각같은 얼굴 안젤로, 늘 단정하고 조용하고 바른이미지 요한.  신과 영원, 삶과 죽음, 고통과 현실 등을 세사람의 시각에서 이야기 하고있다. 미카엘 꿀빠를 받으면서까지 현실의 고통에서 사랑을 실천하고자 했던 수사, 태어날때부터 고아였다는 안젤로, 그리고 운명처럼 수사의 길에 걷는 요한.

어느날 선물처럼 찾아온 손님 '소희' 아빠스님의 조카라는 그녀를 마중나가면서 요한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손님을 예수처럼 환대하라 베네딕도회 규칙서 53장'

종신서원 앞둔 미카엘의 꿀바로  아빠스님 적대적 반감, 노골적 반항은 논문을 위해 수도원을 방문한 소희에게 표출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두사람은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었는지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약간의 통증도 동반했던 것 같았다. 나는 경험에 비추어 이게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고, 상대방이 쏜 화살이 내 가슴으로 날아오는 그 시간까지 날아오는 화살이 나를 쓰러뜨릴 것임을 뻔히 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알았으며, 지독하게 감미로워서 지독하게 쓰게 느껴지는 고통을, 그러면 안 된다고 아주 조그만 소리로 거부하면서, 기꺼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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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에는 하느님이 계시다고 한다. 몸을 파는 창녀에게도 사랑을 찾고자 찾는게 사람이라고 했던가, 외국인 선교사들의 이야기! 천주교를 배우고자 중국에 사신을 파견했던 지구상 유일한 나라 조선, 전교를 당한것 이 아닌 선교사를 초청했던 나라 조선, 평신도들의 위대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오랜 박해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삶속에 사랑이 있다. 그 사랑에 하느님이 계시듯 그들은 이 작은 나라를 위해 싸우고 아끼고 기도해주었다.

	변변한 옷도없이, 변변한 방한복도 없이 말이지요. 볼이 얼어 빨갛게 터질듯한 아이들을 데리고 사람들은 성당으로 왔어요. 미사는 어느때처럼 빈자리 없이 신자들로 채워져 진행되었어요. 미사가 끝나면 이 사람들은 저 눈보라 속을 어린것들을 데리고 또 걸어가야 하겠지요. 따뜻한 국물 한그릇 먹요 보내지 못하는 수도원의 처지가 얼마나 서글프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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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수많은 얼굴로 다가오고, 다른얼굴로 우리에게 달려든다고 한다. 소리없는 작은 것들로부터 그 악이 원하는 단한가지는 '무의미',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사랑과 고통, 고통을 통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고뇌에 대해 이야기 하고있다. 살아있는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통, 그 고통을 이겨내는 자만이 느낄수 있는 성장, 그 성장통이 젊은 수도사의 몸부림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죽어가는 토마스 신부의 사랑이야기. 더 많이 사랑하라는 그들의 이야기가 절절히 맺혀온다.

	사랑은 그것은 행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요. 사랑은 자기의 가장 연한 피부를 보여주는 거니까요. 사랑은 자기 약점을 감추지 않는 거니까요. 사랑은 상대가 어떻게 해도 내가 사랑하는 거니까요.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라고,(중략)과거는 하느님의 자비에, 미래는 하느님의 섭리에, 그리고 현재 나는 사랑합니다. 그게 전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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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살아남고자 했던 사람들과 살리려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 인연의 실타래에 묶여져 있다.  인간의 힘으로 감내할 수 없는 사건들, 그리고 이겨내는 사람들,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고통과 신음 소리만이 남았던 전쟁터에서도 희망은 살아있었다. 미카엘과 안젤로의 죽음, 갑자기 떠나간 사랑, 끊임없는 시험속에서 자신을 지켜낸 수도사 요한의 이야기.

	우리는 주여 왜? 라고 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죽음 앞에서, 운명앞에서 어처구니없는 자연재해 앞에서, 이름 모를 불치병으로 고통받으면서 죽어가는 갓난아이 앞에서, 우리는 신에게 물을 수 있다. '대체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하고. 동시에 우리는 도 우리자신에게 도 똑같이 질문할 수 있으며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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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가시지 않는다. 사랑은 가실줄을 모르는거니까. 사라지지 않는다고, 젊은시절 거기에 남아 있으며  언제까지나 그곳에 남아있는거라고, 정요한 신부가 다시 돌아본  과거에는 그시절에 방황하던 젊은 수도사와 배꽃처럼 나리운 소희에 사랑이 아련히 남아있다.  사랑은 신의 다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적을 만드는 것인가? 어머니의 눈길에도 아버지에 그림자에도 모든 식물의 안식을 주는 겨울속에서도 하느님은 늘 곁에 있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높고푸른사다리, 공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