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서평 [풀잎의 제국] 김재석, 문학수첩, 2011

·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면,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북유럽신화를 모티프로 쓰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1994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이우혁의 [퇴마록]이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일본 만화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후론 두각을 나타낸 판타지 소설은 없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 같은 작품의 영향력을 본다면, 우리도 장르소설이라고 깎아내라는 판타지 소설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

·

이 소설은 2011년 제3회 판타지 문학상 공동 수상한 작품이다. 한국형 판타지, 어떤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갈까?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치게 만든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상황들. 책을 읽어내려 가다 보면, 판타지 소설이라기보다 마치 역사 소설을 읽는 듯하다. 백혈병에 걸린 16세 소년 호야를 중심으로 조상신, 전통의학 등, 한국적 소재를 적절히 사용하여 이야기를 전개시킨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조상신을 상징하는 의녀 초희, 대방장이 범종, 무사 무신이 몸속에서 병과 싸우는 전쟁장면이 이 소설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

일부 판타지 소설에서 나타나는 현실과의 괴리감을 극복하고,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점이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둔다. 거기에 연이와 풋풋한 첫 사랑이야기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첫사랑 이야기가 병 때문에 무거워 전체의 흐름을 극복하는 듯했으나, 주인공의 죽음은 허탈함으로 남는다. 하지만 한국적 판타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 고유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은 좋으나, 너무 많은 소재를 가지고 와혼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

2. 작가 김재석

·

1967년 부산 출생, 일본공학원 방송미디어과 졸업, 동아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제1회 해양문학상 동화부분 당선, 2008년 한국 안데르센 아동문학상 금상수상. 현 부산경상대학 방송영상·영화과 겸임교수, 프리랜서 PD로 활동 중이며, 저서는 청소년 소설 [마린걸].

 끝-

2011.07.18

판타지, 전통의학, 김재석, 풀잎의제국, 반지의제왕